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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땜에 속상하신분덜...


BY 고무다라이 2001-06-16

뭐 전 시집에서 전화 안한다구 혼내시는 분덜 없으시구, 시누이 되시는 형님하구는 여적지 전화 통하 한게 결혼하구 2년 넘는 동안 한번인가 하구... 동서되는 형님하구는 자주 합니다만...

저두 첨엔 시집에 전화하는걸 무자게 싫어했습니다. 왜냐믄, 할 이야기가 없잖아요. 그치만, 안부전화는 해야겠고, 하면 할말 없구...지금은 좀 낫습니다. 아기가 있으니, 오널은 이거했다. 어제는 어쩌구 저쩌구...그러면 기본 통화시간은 맞출수 있으니...

그러다가 울 아부지가 대구로 발령을 받아서 울 친정식구들이랑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울 집은 좁아서 울 아부지 계실곳이 마땅치 않고, 울 아부지 입이 워낙 유별놔서 딸이지만, 힘들겠고...뭐 이러고 있다가 사택에 들어갔지요. 울 엄만 여동생 둘이 대학을 다니니 일주일을 쪼개서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시구요.

울 시집은 지금 갈비집하십니다. 시부모님허구, 이제 그거 물려받을려구 아주버님허구...뭐 이렇게...

시부모님께선 나름대로 바쁘시죠. 장사하시니까요. 이것저것 아무리 안 바쁘다 하셔도 바쁘시니 제 전활 기다리고 앉아있을 여력이 안 되시잖아요. 그러니 뭐 저두 하루 이틀 지나다 보면 전활 안해두 안한다, 어쩐다 말씀 없으시구요. 사실 저 복받은거죠...

근데, 혼자 계신 울 아부지...
부산에 계실땐, 맨날 바쁘시게 (업무도 많았지만, 워낙 지인들이 많으셔서 집에 일찍 오시는 날들이 별로 없으셨거든요 남편으로 보면 후한 점순 못 줍니다. ^^;;) 계시다가 대구에 올라 오시곤, 적적하신가 보더군요.
사실 울 집에서 제가 운전해두 10분이면 충분히 가는 거리에 있습니다만, 전화두 잘 안하구, 울 엄마 온다하면 가끔 찾아가구 뭐 그럽니다. 제가 많이 게으르거든요.

근데, 울 아부지께서 저한테 전활 많이 하시져. 저녁되면, 밥 먹었냐, 뭐하냐, 아기는 어떻냐, *서방 집에 왔냐...
예전에 있을수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사실 울 아부지 저 결혼하기 전꺼정 아니 대구 올라오시기 전꺼정은 제 휴대폰 번호도 몰랐을정도거든요...(쓰고보니 아보지로도 많은 점수 못 주겠네요...ㅡ.ㅡ;;)

근데 혼자 계시면서 TV만 보시다가 말씀이 하고싶으신지 전화를 하십니다.
첨엔 울 아부지 변했다고, 좋게 변했다고 엄마랑 전화 하면서 그랬는데, 조금씩 조금씩 이해가 갑니다.

혼자 계시니, 낮에야 일하신다고 바쁘셨겠지만, 암도 없는 집 문따고 들어가셔서 암도 없이 혼자 저녁채려 드리고, 혼자 떠드는 TV보고 계시니 사람 목소리가 그리운것이겠죠...
그러면서 전화 하셔서 그럽니다. 니는 전화도 안하냐구, 어떻게 사는지 안 궁금하나...하면서요

요샌 울 아부지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딸로써 아부지가 적적하시군, 내가 자주 찾아뵙진 못하더라도, 전화는 자주 드려야 겠다. 는 생각이요.
그러면서 시부모님도 같이 생각이 나더라 이거죠.
만약에 일손 놓으시면 얼마나 적적하실까? 울 아부지 처럼 자식 전화 마냥 기다리면서 계실꺼다...이런생각요...
물론 저한테 별다른 스트레스를 많이 주시는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여기 속상해 하시는 분덜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나름대론 열받아두...) 많이 챙겨드리고 전화도 자주 해야 겠단 생각이 듭디다.

저두 신혼초엔 많은 스트레스였거든요. 근데 자주 뵙지 않구 나름대로 다 자기 일을 갖고 있으니, 특히 뭐 그런일들이 없더라도, 전화는 오기 전에 해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신혼초에 울 시엄니 저한테 학을 뗏을겁니다. 울 형님 정말 착하시고 고분고분 하시거든요. 전 일절 그런것 없었구요.
틀린 말이면 앞에서 조용조용하게 기분나쁘시지 않게 할말 다하구, 바른 말은 또 앞에서 제가 잘못했다고 이야기 하구... 뭐 그래서인진 몰라두요...

친정 부모님이라고 생각하시고, 전화 와서 이러쿵 저러쿵 말 듣기 전에 한번 더 해 보세요. 그러다 가끔 안하게 되면 또 전화해서 바빴다. 하면서 전화하구... 그게 편안하지 않나요?
전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울 남편 일찍 들어오면 전화 돌려서 울 아부지헌테 전화 걸어 울 남편 이랑 직접 통화하게 만들구, 전 시집에 전화하구...
울 남편 첨엔 아주 싫어하더만, 전화 안 받으면 저두 시집에 전화 안하구 안 가구 하니까 되더만요...

뭐 다 통하는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챙긴만큼 챙긴다...라는 걸 의식적으로 심어 줬떠만 그렇더만요...

아~ 글이 길다 보니 횡설수설입니다. 지송합니다.
근데 넘 많이 썼는데, 지우시 싫네요...^^;;
이쁘게 봐줘염...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