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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도 친정도... 다싫어요..


BY ejheo 2001-06-16

결혼 3년차 새내기 주부에요..
아기가 18개월째인데, 직장을 다니는 바람에, 아기를 시댁에 맡기고 출퇴근을 합니다..
대전서 살다가, 육아문제로, 시댁이 있는 공주로, 이사와,시댁 옆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참 어렵네요....

시댁 옆 아파트에 살다보니, 불쑥 불쑥, 찾아오시는 시어머님...
한번도 좋은 이야길 하시고 가시는걸 본적이 없어요...
오늘도, 아기 감기 걸리게, 이렇게 덥게 하고 사냐, 집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거냐....
그럴려면, 직장 둬라...
내가 아기한테 얼마나 신경쓰는지 아냐,
아기 먹이는 물은 뭐넣고, 뭐넣고, 뭐넣고, 그래서 다려 먹인다...
너희가 준 돈, 뭐, 그돈이 퍽 많은줄 아냐... 어떨때 보면, 모자르다..나는 남는거 하나도 없다, 전부 애들한테 들어간다.
(넉넉하게 못드려도, 월 40만원씩 드립니다.. 옷이나 신발은 물론이고...분유니, 기저귀니, 전부 우리가 따로 구입하구요.이런말 들을정도로 부족한 돈인가요?)
오늘은 시이모님까지 오셨는데,
대놓고 그리 말씀하시더라구요.
"내가, 너는 안 이뻐도, 아기는 이쁘다..."
머, 이쁨받을거 기대두 않고, 별로 이쁨 받고 싶은 욕심도 없지만...
자존심하고도 연결되는 이야기 아닙니까?
물론 평소에 제가 잘 하는 편은 못합니다..
그렇다고, 싸가지 없고, 버릇없이 구는 편도 아니구요..
그저 시어머니, 머 해라 하시면, 네, 할께요...그렇게 넘어가는 타입이구요, 단 한번도 어머님 말씀에 토단적도 없어요, 맹세코...
다만 제가 성격이 넘넘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다 보니...
싹싹하게 하지를 못할 뿐이죠... 그건, 저도 인정합니다..

지난번엔 신랑 친구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신랑친구 부인(우린 다 친구처럼 지냅니다..) 같이 뒷풀이 마치고 집에 왔는데, 빈집을 열쇠를 따고, 시이모님하고, 어머님이 들어와 계시더라구요...
그러더니, 그 신랑 친구 부인이 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 뭐하고 다니는 거냐, 집안꼴이 이게 뭐냐... 직장생활한다고, 이렇게 집안일 등한시 하면 되겠냐. 그럴바엔 차라리 회사 그만둬라..."웬갖 말씀을 다하시며, 신랑친구부인을 무안하게 하셔서, 타지에서 온 친군데, 그냥 돌려보낸적이 있습니다. 밤11시경에...

물론 어머님이 아기도 많이 이뻐하시고, 일을 많이 시키시는 편은 아닙니다만... 말뿐이더라도, 그런 말은 너무 속상해요...더군다나, 저혼자가 아닌 가족외 사람들이 눈앞에 있을때 조차, 그리 말씀하시면.
정말....결혼 괜히 했다 싶은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치사하단 생각 들어, 친정엄마한테 맡기려 해도, 친정엄마..
몸이 아프다는둥, 피곤하다는 둥, 온갖 핑계를 다 둘러대며, 울아기 안 맡으려 합니다.. 물론 이뻐하시기는 엄청 이뻐하시지만...

아기 보는건 단 하루라도, 안 하려고 해요...
친정엄마는 서울서 장가 안간 오빠랑 함께 사시는데...
평소 전화 하면, 받지를 않으세요...
어쩌다 연락되서, 왜이렇게 전화를 안받냐고 물으면, 친구분들이랑, 중국을 갔다왔다는 둥, 부산을 갔다왔다는둥 하시면서....
내가 사정이 있어, 3박 4일만 와서, 아기좀 봐달라고 하면...
오빠 밥은 어떡하냐..
그때, 친구 누구 딸 결혼 있어, 못간다, 하시구요..
그럼 고기간동안 서울에 아기를 데려다줄테니, 집에서 아기좀 봐달라구 하면, 항사 아기 보시던, 시어머니 있는데... 뭐하러 데려오냐..
하시구요..(생색 내는 시어머니한테 맡길줄 몰라 안맡깁니까?)

이래저래, 양쪽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니, 제가 미칠것 같아요..
글타구 회사 그만둔다고 하면, 신랑... 너 그만두면, 우리집 파산이다, 뭐 먹고 살라고 그러냐... 하며 극구 말립니다..

(신랑 월수입이 140만원 정도 되는데 말이에요.)

가운데서, 저만 아주 미칠거 같습니다...

진짜 요즘같아선, 결혼이란걸 괜히 했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우리 부부끼리는 사이가 참 좋은 편입니다..

시댁이니, 친정이니, 둘다 신경 안쓰고, 시댁, 친정하고 많이 떨어진 곳에서...우리 가족끼리만 잘 살고 싶단 생각이 간절해요..

심한말(?)로 표현하자면, 시댁, 친정, 모두 남처럼... 그렇게 가끔 명절때나 한번씩, 일년에 한두번.. 얼굴이나 보고... 그렇게 살고 싶은 맘이 간절합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인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