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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념 2001-06-23

내가 먼저 남편에게
그만 하자고 했다.
그만 살자고는 못해서 그냥 그만 하자고 했다.
지금 우리 처지가 남편이 직장을 그만 두면서
돈이란 돈은 다 끌어서 사업을 시작 했으므로 지금 내가
나가봐야 내손에 쥐는건 아무것도 없다.
나 혼자가 아니라 아들 둘이 있으므로
그애들까지 친정에서 눈치밥 먹게 할 순 없다
아니 그게 아니라 친정 부모님이 무슨 죄라서 결혼한 딸 거기다가
외손주 까지 떠 맡아서 고생 해야 하나.
그건 더욱 싫다.
그래서
남편에게 그랬다.
이젠 그만 하자고
우리가 부부로 연을 맺고 살긴하지만
이제 한지붕 타인으로 살자고
그는 번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냐고 했지만
난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왜 난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자꾸만 그가 가여워 지는가
왜 난 이렇게 항상 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는가
난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가?
연민도 사랑의 한 종류인가?
그가 내게 바라는게 너무 무거워서
지칠대로 지쳐버린 가슴이 너무 아파서
심장이 소릴 질러대며 그만하라고 해서
이젠 그만 두려 한다.
그런데 왜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