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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ymom님의 답장을 읽고서


BY 이집트의전설 2001-06-25

rubymom님의 답장을 읽고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가 뭐가 그리 불만이신지 이해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하실때마다 "내가 왜 결혼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결혼하기 일년전에 유학을 결심하고 모두 절차가 끝난 가운데 갑자기 신랑의 마음이 바뀌면서 많은 고민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더구나 신랑과 나는 전문대때 만나서 잠시 알고 지내다가 나는
편입을 하여 계속 공부를 하였고 신랑은 전문대 졸업후 2대 독자라 가지 않아도 되는 군대를 자원하여 다녀온 뒤 바로 자기일을 시작하였다. 학벌의 차이는 있었지만 나는 우리 친정 오빠와 새언니도 같은 경우(우리오빠는 고졸에 시청공무원,새언니는 의사)라 별 문제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우리 부부사이에서 학벌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은근히 느껴지는 시댁식구들은 "공부만 많이 했으면 뭐하나? 여자는 집안일을 잘해야지" "여자 너무 똑똑한것도 남자 피곤하게 하는거야" "넌 아는것도 많아서 먹고싶은것고 많겠다"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다.하지만 그건 한 두번이었고 그게 문제는 아닌것 같다. 그리고 월급때면 꼬박 용돈 챙겨드리고 어디 가신다고 할 때마다 용돈 드리고 (결혼 8개월동안 시부모님 여행경비만 200은 드렸다)아버님도 독자라 친가쪽 친척은 없고 칙척이라야 이모님들3분에 외삼촌2분.생신때마다 선물해 드리고...외할머니 오시면 꼭 용돈 드리고.제사 잊지 않고 챙기고....
아마 친정에 가는것 때문에 그런것 같다. 시집간 시누이가 한 달에 한 번 우리집에 온다(시누이에게는 친정이겠지만)그러면 애들 반찬 따로하고 고모부되시는분 찬거리 따로 준비하고....어머님은 늘 말씀하신다.너도 한달에 한번 가라고
생각해 보면 한달에 한번은 아니었지만 3달에 2번정도는 나도 친정에 다녀왔다. 우리 엄마도 내 얘길듣고 친정에 자주 오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자주 오는 시누를 보면 나도 집이 그리워 진다.
시누이도 우리 신랑에게 "너는 처가에 자주간다"라고 말한적이 있다. 어머님이나 시누이는 우리가 친정에 가는게 싫은게 아니라 그러면 주말에 가게를 돌봐주지 않는것땜에 늘 그러시는것 같다. 같다가 아니라 그거다.시누이가 내게 그랬으니까"친정가더라도 일찍 와서 가게
좀 봐, 엄마가 불쌍하지도 않냐?" 본인은 2틀씩 자고 가면서...
나역시 친정에 가 있으면서도 식사때마다 전화드리고 오래 우리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도 가게가 맘에 걸려서 그러지도 못하는데 시어머니는 그것도 싫으신가 부다. 식사때 전화드리면"챙겨주는놈도 없는데 무슨 밥을 먹냐?"고 대답하시니....
게다가 우리 신랑은 묵뚝뚝한 시어머니보다 우리 엄마를 더 좋아한다.
조곤조곤하게 얘기해 주시고 엄마처럼 다뜻하게 감싸주시고.
그랬다. 신랑은 장모님이라 부른적도 없고 항상 어머니라 부르고
사위라는 말도 서로 안 쓰고 항상 둘째아들로 통했다.
친정집 근처에 가는일만 생겨도 꼭 친정집에 들러 저녁먹고 2~3시간 어른들과 말벗해주다 오곤 한다. 늘 둘이서만 사시는 친정 부모님은 그런 우리 신랑을 당신의 아들보다 더 좋아하신다.
물론 우리집에서 저녁을 먹고 와도 신랑은 시어머니께는 거래처 사장이랑 밥먹고 온다고 얘기하고 늦게 와서도 꼭 슈퍼에 들려 2시간정도 같이 있다가 들어온다.
얼마나 더 잘해야 하는건지?
아님 참지 말고 나도 당당하게 내 말하면서 살아야 하는건지!
그러면 집안이 시끄러울까봐 그렇게 하기도 힘들고...
rubymom님, 그리고 그 외 여러분들 정말 친정이 문젠가요?
아님 제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