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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남편 1


BY 속상며늘 2001-06-25

얼마전 '속상며늘'로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시모랑 남편이랑 둘이서 아주 저 속썩이는데
뭐가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부부는 연애로 6년을 사귀다 결혼했습니다.
연애초기에 셀프커피점에서 돈주며 나보고 커피사오라고 시킨 사람이 우리 남편이다. 지금부터 이렇게 해야 나중에 결혼해서 사람이 바뀌었네 아니네그런소리 안한다고 연애때부터 내가 커피사오라던 사람이다.
내가 아프다고 해도 그다지 신경쓰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생리통으로 아파서 꼼짝못해도 밥먹자고 밥하라는 사람이다.

결혼전 시가네 큰집어머니한테 인사드리러 갔더니 (시모,남편,시동생,나) 기도안차는 소리를 들어야했다. 쥬스한잔 내주며 하신다는 말씀이
"너희집 돈 많나? 서울에서도 물론이겠지만 우리 대구에서는 전통적으로 박사를 최고로 쳐주는 지방이고 **이는 박사도 보통박사도 아니고 우리나라 최고학부의 미국 MIT에 버금가는 박사기때문에(이 집안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학벌까지 다 꿰차고 앉았다) 너희집에서 알아서 잘 해올테지만 집이랑 차랑 남부끄럽지않게 잘 해와야지 된다. 너희 시어머니 될사람이 순진해서 이런말도 잘 못해 내가 대신 말해주는거니까 너희 친정부모님이랑 잘 상의해서 결혼식을 잘 치루도록 해라"
그런 소릴 들은 제가 큰집 다녀와서 일주일간 속이 터질뻔했다.
시집에서는 아들자랑이 너무 심해서 듣다보면 지쳐쓰러질 정도이다. 우리아들 잘생겨 이만한 인물을 못보았네, 일류대박사중에 이렇게 잘생기고 훤칠한 사람 본적있냐, 대입시볼때 수많은 학교에서 우리아들 전액장학금,용돈,책값,박사유학에 교수자리까지 보장해준다는 잘나고도 국가적으로도 귀한 인물이라 노래를 부르신다.
결혼한지 꽤 되었는데도 결혼식하객들이 우리아들 인물좋다고 야단들이더라 이 말씀좀 그만들었음 좋겠다. 상대적으로 신부는 못났다는 말이나 한가지 아닌가? 시집식구들 보기에나 잘생겼지, 남들 보기엔 평범한 인물인데. 자랑이 아니라 나도 어디내놓아도 이쁘단 소리듣는데... 우리 시모는 처음부터 나를 못마땅해 하셨다. 지금도 마찬가지 생각이신것 같다.

어제 시집식구들 문제로 다투다가 이런말이 나왔다.
어떤일을 가지고 남편왈, 신부집에서 당연히 할일이라는둥, 어쩐다는둥 그러길래 그러면 결혼할때 신랑집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집은 왜 신부집에서 부담하게 만들었냐고 물었더니
"그건 내가 박사니까 그렇지"
내가 되물었다.
"그러면 당신친구인 의사 K는 왜 남자가 집을 해갔냐?"
"나는 1등이지만 갸는 2등이었고 생김도 못생겨서 지가 집을 해간거지"
우리남편만은 그런생각 안하는줄 알았더니 그런 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싶어서 실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