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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맘을 몰라주지?


BY 못된아내 2001-06-27

어젯밤에 신랑이랑 싸우고 오늘은 기운이 없습니다.
애기한테 감기 옮고 몸도 좋지 않은데... 신랑이 너무나 제맘을 몰라줘서요.
저는 결혼한지 2년이 좀 넘었고 15개월이 된 아가가 있습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매주 시댁에 가고 있고요.
애기가 태어난 후로는 친정에도 매주 가고 있습니다.
제가 외출을 하는 날은 친정에 가는 날 뿐이구요 그 외에는 애기 데리고 산책하고, 시장보고... 그게 답니다.
결혼전에는 너무나 약속이 많아서 매일 밖으로 돌았답니다.
집에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거 다 포기하고 삽니다.
그러 일주일에 한번 친정에 가는걸로 만족하며 살지요.
그런데 지난주말 애기가 기침하고 설사하고 (병원에서도 감기가 좀 심하게 걸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시댁에 전화 드렸습니다. 요번주는 집에 있겠다구요.
어제 무슨 말끝에 신랑이 그 얘길 하더라구요. 친정에는 가면서 시댁에 가기 싫어 핑계를 댄게 아니냐구요.
저 처음에는 시댁과 문제가 많았습니다. 어머님께 모진소리도 많이 듣고요 임신해 배불러서 열심히 하는데도 어머님 맘에는 들지 않았던지 시이모님까지도 전화해서 더 잘하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이제 애기도 낳고 그러다보니까 시어머니도 이해가 가고 많이 편해졌답니다. 그래서 어머님 생각에 옷도 사다드리고 시댁에 가면 싹싹하게 행동할려고 노력한답니다. 근데 하루 시댁에 안갔다고 저의 말을 핑계로 돌리더군요... 정말 속상합니다. 이제야 어머니도 좋아지려고 하고 편해지려고 하는데 신랑이 옆에서 막는것 같아서요.
저보구 벌어다준 돈 아 어디다 쓰냐고 하더군요.(저 가계부 안씁니다. 쓰고싶어도 남편이 쓰라고 하니까 쓰기싫더라구요..)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눈으로 봐야 믿겠다고 합니다. 결혼해서 저 위해 쓴돈 거의 없습니다. 친구들도 놀랠정도로 저 많이 변했습니다.
한마디로 궁상떤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신랑은 이해가 안된답니다.
왜 나를 못믿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싸우더라도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은 하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싸움이 진정된뒤 그런말은 상처가 되니 삼가하라고 해도 소용이 없답니다.
어제도 저는 상처를 받았습니다.
결혼해서 2년간 받은 상처를 잊고 살고 싶은데 이렇게 또 상처를 주네요.
제가 친정에가는게 잘못된건가요? 그렇다고 신랑을 친정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아니고 술약속이 있는 날을 잡아 갑니다. 그리고 혼자서 차타고 오죠. 그냥 가는걸 묵인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오라소리 한번도 못하고 혼자 다녀요.
참 바보같이 산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정한 성격도 아니고, 휴일에 피곤하다고 집에서 꼼짝도 안하는 남편 아침, 점심, 저녁 다 차려 바치면서 이러고 살아야 하나요?
저 결혼후에 한번도 처녀때보다 행복하다고 느껴본적 없습니다.
그나마 애기가 이쁘니까 살지요.
임신중에, 애기낳고 힘들어도 아침 안차려준다고 화내고 소리치고, 걸레한번 빨아달라고 했다가 된통당하고... 요즘은 부부관계가 너무나 적다고 화냅니다.(솔직히 저도 미안한 맘이 있긴하지요..)
애기낳고 성욕이 뚝 떨어졌거든요. (저만 그런가요?)
하루종일 애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너무 피곤해서 애기가 자면 저도 자고만 싶어집니다. 집에와서 손하나 까딱 안하고 누워있다가 애만 자면 저에게 손 내미는 남편이 밉습니다.
싸우기만하면 옛날얘기 들먹이면서 시시콜콜 따지고... 정말 환장하겠습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하려고 해도 그건 눈에 보이지 않나봐요.
어찌해야될지 막막하네요.
저는 의무만있고 권리는 없는사람처럼 그렇게 여겨지는것 같아요..
쓰다보니 감정이 복받쳐서 두서없이 썼네요.
매일 와서 글만 읽다가 이렇게 글을 올리려니 봇물이 쏟아지는거 같습니다.
아무리 제 성격이 낙천적이라 해도 이럴때는 넘 힘들거든요.
어디 살림 야무지게하고 신랑한테도 사랑받는 그런 아줌마 없나요?
비참한 아줌마좀 살려주세요...
잘하면서 살고싶은데 맘대로 되지를 않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