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48

이렇게 살긴 정말 싫은데


BY 너무답답해 2001-07-01

신혼시절 11평 아파트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한 저희집에 시어머니 일주일이 멀다하고 어린 조카딸을 데리고 오셔서 며칠씩 계시다 가셨죠.
(제가 살림을 못한다는 이유로 장농속만 빼고는 모든 살림도구들을
시어머니 맘대로 바꾸어 버리셨습니다.)

그런일들로 부부싸움을 하면 남편이라는 인간 무조건 제 얘기를 다 듣기도 전에 시어머니편만 들면서, 차를타고 갈때는 만삭인 저를 길가에 내려놓고 자기혼자 가버린적도 많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립니다)

결혼하고 지금까지(8년) 신정, 어린이날, 여름휴가, 크리스마스, 기타등등 연휴가 있는 날이면 무조건 시집식구들이랑 보내야 합니다.(시누식구들까지) 막내며느리인 저는... (말씀안드려도 아시겠죠? 제가 어떤일을 할지는.. 즐기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놀러가면, 남편이라는 인간 시어머니랑 손잡고 다니고, 밥먹을때도 둘이 옆에 앉아 먹고, 운전석 옆자리도 시어머니 차지입니다. 무조건 시어머니만 챙깁니다.
저는 제 아들둘 챙기느라 바쁘죠.

시어머니는 그런걸 아~주 좋아하십니다.
(시어머니 절 마음에 안들어하셨대요. 시어머니가 보는 관점에서,키도안크고, 얼굴도 안이쁘고, 대학도 안나오고, 형제중의 맏이라구요. (맏사위는 고생을 많이 한다나요?)
언젠가 들은 얘기입니다. 그런 시댁이요? 콩가루 집안입니다 (사연은 생략,,길어서) 저도 나중에 알았거든요.

저희 친정 남에게 빚은 안지고 삽니다. 친정아버지 돌아가시고 친정엄
마가 고생많이하셨죠.(친정아버지도 제가 결혼하고 4개월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지금도 그생각을 하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제가 친정아버지 돌아가시고 상중이었을때도 시어머니모시고 여행갔다왔을 정도니까요. 시숙의 의견에 남편이 동조하고)

하물며, 뭘하나 갖다먹어도 친정에서 챙겨주시지 시집식구들 특히 시어머니 전혀 신경 안씁니다.

위의 형님들 막내아들인 남편이 그렇게 끔찍이 자기 엄마를 챙기니 이젠 그러려니 하고 자기들은 신경 안씁니다.

그러니 제가 시집식구들이 좋을리가 없죠. 시어머니 시자만 나와도 심장이 쿵쾅거려 진정이 잘 안됩니다.(결혼하구나서 얻은병)

시어머니 친구하나 없습니다. (어떤성격인지 짐작하시겠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남편한테 그런 제 생각들을 이야기 하면 화부터 냅니다. (이젠 거의 포기하고 살죠. 친정식구들과 아이들 생각에)

오늘도 시집식구들 모두 모여 저녁을 먹고나서 저는 설겆이, 자기들끼리는 휴가날짜잡고 장소 정하고 정말 가관이더군요.
(남편이라는 X, 물론 저한텐 한마디 상의도 없었습니다)

친정가는건 싫어하면서, 자기집 일에는 목숨걸고 나섭니다.

포기하고 살자 하면서도, 오늘따라 왜이리 답답하고, 속상하고, 가슴이 터져버릴것만 같은지.. 이런 제 처지가 너무 속상해 눈물이 나오려고 할것같아. 여기에다가라도 하소연하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정말 안살고 싶어도 애들생각하면 제가 또 참고맙니다.
남편이라는X. 정말 어떨땐 죽어버렸으면, 아니면 내가 죽어버렸으면,
하는 심한생각까지 할 정도니까요.

친정엄마 속상해할까봐 말도 못하고, 여기 적은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죠.)
오늘따라 왜이리 살기가 싫은지, 여러분께 하소연 해봤습니다.

전 사랑을 믿지않습니다. 남편이 결혼전에 제게했던 모든말들과 행동들이 결혼을 함과 동시에 전부 거짓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휴~ 정말 살기 싫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