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56

쑥밭이 된 내 인생


BY 말도 안돼 2001-07-04


16 년전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하늘,아내는 땅이라며
위세를 떨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피임이나 집안 궂은 일
다 아내에게 맡기고
저혼자 총각행세 하면서
별로 잘 생기지도 않은 남자가
직장동료여성들앞에서 적극성을 띨 때부터 알아봐야 했습니다.
-----못난 남자는 못나서 더 바람피고
잘난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여자들이 따라서 바람피고
어휴,증말 성질 나.
여자는 뭐 바람 필줄 몰라서 이러고 사는 줄 아남--------
월급의 반만 갖다 줄 때부터
그놈의 근성을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아니,
결혼 전 임신시켜놓고
애 떼라고 할 때부터 알아야 했습니다.

-------그놈의 뻔뻔한 몰염치와 무책임을.
아내를 불행하게 만들 위인임을.

그렇게도 사람 볼 줄 몰랐으니
차라리 분별력없는 제 탓으로 돌리고 나니
정말
이젠 자신이 없군요.
나의 지난 16년이 송두리째
다 무너졌습니다.
기본이 안된 남자와 살았으니
당연한 일이겠죠.
배우자의 환경. 그것이 얼마나 결혼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제야 뒤늦게 알면 무슨 소용 있나요?
이미 고통은 고통대로 다 겪고
남은 거라곤
상처와 좌절감과 패배감 뿐인 걸요.
못난 몸이 방귀뀌고 성낸다는 식으로
나의 결혼생활은 그야말로 쑥밭, 그 자체였습니다.
왠 똥고집에 왠 잔소리, 왠 심부름에 왠 화풀이?
그는 결혼을
마치 노예 하나 집에 맞아들인 것처럼
생각한 듯...
나는 고분고분한 종처럼
뒤에서 말없이
설령 그가 부당한 요구를 해도 억지로 참고 웃으며 내색도 하지 않고
시중드는 시녀처럼 살라고 하더군요.
말도 안돼
나도 저처럼 학사 출신인데
조선시대 남존여비가 왠말인가!
평등한 이 땅에서
같은 밥 먹고 자라나 동등하게 배우며 자랐는데
결혼한 그날부터
솥뚜껑 운전이나 잘 하라나?
이년, 저년 함부로 무시하며...
나이도 얼아되지도 않은 놈이
옛날 아버지들 흉내 내면서
나쁜 일은 선두에 서고 좋은 일은 권하여도 들은 척도 않네
저 놀부남편 하는 짓거리좀 보게
-----자는 아이 뺨 깨물고, 아내 친구들에게 인상써서 집에 드나들지 못하게 끊어버리고, 지 술친구들 자주 데려와 술시중 들게 하고,
술취하면 방바닥 아무데나 토악질, 회식있는 날도 일찍 온다 거짓말해 밥준비로 기다리게 하고, 집열쇠는 아예 안 가지고 다니면서 퇴근시 아내 집비우면 노발대발에, 저놈 하는 거동 좀 보소. 집만 오면 큰소리, 고양이 쥐잡듯 죄없는 처자 윽박지르네. --------
그 무식하고 교양없는 놈이 대학원까지 다니면서
버젓이 사회생활하며 잘난 척은 얼마나 하는지.
집에서 처자에게 하는 짓은
꼭 19세기 조선놈 하듯 하면서
밖에 나가 바람필 땐
22세기 신사처럼 로맨틱해.
자기 편할 대로 색깔을 바꾸는
파렴치한 기회주의자,
내 그놈 상판을 볼 때부터
알아봐야 했을 걸.
이중인격자의
전형적인 모습인 걸...
에고에고 이를 어쩌나
내 신세
망쳐 부렸네
그 놈때문에 나도 그렇고 그런 여자 되어버렸네
고상한 기품 다 어디로 갔나?
근본이 나쁜 놈은
달라지지 않겠지.
에고, 내인생
송두리째 그놈이 다 가져가
돌려주지도 않고
달아나 버렸네.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은
여자에게 절망을 주는 놈.
내 진작 알아?f어야 하는데
내 인생 어디에서 보상받을까.
쑥밭이 되어버렸네.

등록
  • ... 2001-07-04
    [응답][응답] 다른 이야기..


    저도 가끔씩 조선시대를 생각해 보는데요.

    양반집 아낙들.. 집안 일.. 다 아랫것(?)들이 해주고 진짜 말그래도 안방에서 품위만 잡으면 되던.. 그 여인네들..

    저같아도 그런 조건이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네요.



    문제는 결혼과 동시에 서방이며.. 그 후사인 아이들.. 다 챙겨야 하는 상것 부인이지 않나요?

    그리고.. 사실 우리도.. 양반들이 아닌 서민들이랑 같은 생횔이잖아요.

    그게 너무너무 서러워서.. 결혼 반년정도 된 저는 별거..(이혼이란 말을 꺼내기가 겁나네요)도 생각중입니다..

  • 구절초 2001-07-04
    [응답]쑥밭이 된 내 인생
    모든것을 남편과 다른 사람의 탓이라고 돌리고 살기에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가족을 위해서라도 일어나세요. 지금이렇게 주저앉아 있으면 해결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남편이나 자식이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의 인생 속에서 가정을 이루는 것이지요.

    무엇이든 해서 바쁘게 사세요. 집안일을 내가 다 한다고 한탄하지 마세요. 아이들을 내가 다 돌본다고 속상해 하지 마세요. 그리고 취미생활을 열심히 하세요. 하루가 모자라도록... 일찍 일어나 아침운동을 10분 이라도 하세요. 그리고 아침밥을 하고 집안 청소를 빨래하고 취미로 운동을 배워 취미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아이들이 오면 아이들고 공원도 가고 연극도 보고 아이들이 늦으면 열심히 공부하세요. 요즘은 주부들도 자격증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TV도 보고 그렇게 하루가 바쁘면 그 지루함 그 한탄함을 바꿀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내가 나 자신을 아껴야 다른 사람도 아껴 준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 조선시대 2001-07-04
    [응답]쑥밭이 된 내 인생
    조선시대에도 양반네 집안은 남편이 아내에게 함부로 못했습니다. 상놈들이나 하는 짓거리였죠.

    조선시대의 여권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양반이 노비나 아랫것과 바람을 피우면 안방마님이 상대녀를 잡아다 죽여도 바깥사람은 아무말 못하고 그냥 넘어가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것들은 부부지간에 죽이건 살리건 별 상관없이 살았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