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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 어쩌면 좋아요?


BY 울보 2001-07-04

결혼한지 아직 두달이 넘지않았습니다.
신혼이죠...
전 연애를 오래했지만 그래도 신혼에 대한 나름대로의 꿈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티비가 문제인가요?
아내가 너무좋아 퇴근하기 무섭게 달려오는 남편...
회사에 출근해서도 눈치보며 목소리듣고싶었다는 전화를 하는남편...등등

너무 큰걸 바란건 아니겠죠?
한달정도는 노력하는듯 했습니다.
신랑(저보다 한살 많아요)은 친구와 술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렇기때문에 더 고마워서 저도 잘해주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조금씩 약속을 잡고 늦게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면서 저도 짜증을 내게 ?映맙?
물론 친구들과의 약속이면 저와 항상 동반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상한건지...
아직은 둘만의 시간이 더 좋은거예요.

그런 서운함을 간직하던차에... 어제 퇴근무렵 또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와 만나기로했다면서 나오라구요...
모처럼 사장님이 없어서 일찍 퇴근할꺼라는 기대를 하고있었는데... 실망이 되더군요.
그래서 내일만나고 오늘은 일찍 들어오면 안돼냐구...그랬더니 화를 내더군요.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도 순간 화가나고 감정이 격해져서 속에만 담아놨던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왜 화를내? 이럴려면 왜 결혼했어???'
라구요...
신랑두 저만큼이나 욱하는 성격입니다.
바로...에이 씨~~ 하는 욕이 나오더군요.
아니.. 그런말 처음 들었습니다.
그래선지 더욱 흥분해서 '어따대구 욕을해?' 그랬죠.
아까의 욕들을 좀더 되네이다가
'나도 이럴줄 알았으면 결혼 안했어...'하더군요.
겁이 났습니다.
그냥그렇게 전화를 끊었죠.

조금 지나고나니까 자꾸만 후회가되고...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반응이 없더군요.

신랑은 술이 떡이되서는 3시쯤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럴땐 그냥 자게 두어야하는건가요?
계속 힘겨운 숨을 쉬면서... 가끔 에이씨~~를 되네이면서 잠을 청하더군요.
난 눕지도 못하고 쳐다보고 있었더니 침대밑으로 내려가 버렸어요.
저흰 원룸이라 다른곳으로 갈데가 없거든요.
자존심이 무척 강한 사람입니다.
평소에 그런 성격을 너무 잘알기에 자존심 건드리는 행동은 안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내가 한 말들이 이렇게 큰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어요.
그러더군요...
어차피 우리 이런 상태... 한두달 갈꺼 아니니까 자라구요.
신경쓰여서 잠이 안오니까... 얼른 자라구요.
미안하다 했더니... 뭐가 미안하냐구...
자기가 욕한거는 나보구 용서할수가 있냐고하데요.
서로 그렇다면... 잠깐 떨어져있자는 말도하더군요.
내가 친정에가든 신랑이 시댁에가든...
싫다했어요..
계속 안자고 앉아서 찔끔거렸더니 빨랑 자라구...
이젠 자기말도 우습냐하데요.
전 한마디도 하지 못했어요.
따지자면 날 힘들게한건 신랑인데 그런 표현 조금 했다고...
이렇게 해야하는건지...
그렇지만 지금보다 더한상황이 될까 두려웠습니다.

아침에... 자는모습만 보고 출근했어요.
깨웠지만 알아서 하겠다며 놔두라 하더군요.

선배님들... 제가 너무 어리석게 행동했나요?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나요?
오빠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도 싶고...
또 내가 힘들어하는것도 알리고싶은데...
잘 모르겠어요.

참...어제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요.
오빠는 큰소리 내진 않고 화를 삭이면서 얘길했었어요.
욕하는 것도 처음 봤지만... 그러더군요.
내가 잠도안자고 풀어가려고 하니까...
자꾸그러면 뭐하나 때려부술지도 모른다구...
아빠처럼 하고싶진 않으니까... 그냥 자라구요.
아버님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어머님을 무척 힘들게 하셨나봐요.
때리구... 부수고...
겁이나요. 그걸 보고자랐으면 오빠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선배님들...
저 많이 사랑해요... 그래서 더 힘든건지도 모르겠구요.
제발 헤어지라는 조언이 아니라...
제가 현명하게 행동할수있도록 말씀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