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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밭이 된 내 인생


BY 말도 안돼 2001-07-04


16 년전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하늘,아내는 땅이라며
위세를 떨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피임이나 집안 궂은 일
다 아내에게 맡기고
저혼자 총각행세 하면서
별로 잘 생기지도 않은 남자가
직장동료여성들앞에서 적극성을 띨 때부터 알아봐야 했습니다.
-----못난 남자는 못나서 더 바람피고
잘난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여자들이 따라서 바람피고
어휴,증말 성질 나.
여자는 뭐 바람 필줄 몰라서 이러고 사는 줄 아남--------
월급의 반만 갖다 줄 때부터
그놈의 근성을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아니,
결혼 전 임신시켜놓고
애 떼라고 할 때부터 알아야 했습니다.

-------그놈의 뻔뻔한 몰염치와 무책임을.
아내를 불행하게 만들 위인임을.

그렇게도 사람 볼 줄 몰랐으니
차라리 분별력없는 제 탓으로 돌리고 나니
정말
이젠 자신이 없군요.
나의 지난 16년이 송두리째
다 무너졌습니다.
기본이 안된 남자와 살았으니
당연한 일이겠죠.
배우자의 환경. 그것이 얼마나 결혼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제야 뒤늦게 알면 무슨 소용 있나요?
이미 고통은 고통대로 다 겪고
남은 거라곤
상처와 좌절감과 패배감 뿐인 걸요.
못난 몸이 방귀뀌고 성낸다는 식으로
나의 결혼생활은 그야말로 쑥밭, 그 자체였습니다.
왠 똥고집에 왠 잔소리, 왠 심부름에 왠 화풀이?
그는 결혼을
마치 노예 하나 집에 맞아들인 것처럼
생각한 듯...
나는 고분고분한 종처럼
뒤에서 말없이
설령 그가 부당한 요구를 해도 억지로 참고 웃으며 내색도 하지 않고
시중드는 시녀처럼 살라고 하더군요.
말도 안돼
나도 저처럼 학사 출신인데
조선시대 남존여비가 왠말인가!
평등한 이 땅에서
같은 밥 먹고 자라나 동등하게 배우며 자랐는데
결혼한 그날부터
솥뚜껑 운전이나 잘 하라나?
이년, 저년 함부로 무시하며...
나이도 얼아되지도 않은 놈이
옛날 아버지들 흉내 내면서
나쁜 일은 선두에 서고 좋은 일은 권하여도 들은 척도 않네
저 놀부남편 하는 짓거리좀 보게
-----자는 아이 뺨 깨물고, 아내 친구들에게 인상써서 집에 드나들지 못하게 끊어버리고, 지 술친구들 자주 데려와 술시중 들게 하고,
술취하면 방바닥 아무데나 토악질, 회식있는 날도 일찍 온다 거짓말해 밥준비로 기다리게 하고, 집열쇠는 아예 안 가지고 다니면서 퇴근시 아내 집비우면 노발대발에, 저놈 하는 거동 좀 보소. 집만 오면 큰소리, 고양이 쥐잡듯 죄없는 처자 윽박지르네. --------
그 무식하고 교양없는 놈이 대학원까지 다니면서
버젓이 사회생활하며 잘난 척은 얼마나 하는지.
집에서 처자에게 하는 짓은
꼭 19세기 조선놈 하듯 하면서
밖에 나가 바람필 땐
22세기 신사처럼 로맨틱해.
자기 편할 대로 색깔을 바꾸는
파렴치한 기회주의자,
내 그놈 상판을 볼 때부터
알아봐야 했을 걸.
이중인격자의
전형적인 모습인 걸...
에고에고 이를 어쩌나
내 신세
망쳐 부렸네
그 놈때문에 나도 그렇고 그런 여자 되어버렸네
고상한 기품 다 어디로 갔나?
근본이 나쁜 놈은
달라지지 않겠지.
에고, 내인생
송두리째 그놈이 다 가져가
돌려주지도 않고
달아나 버렸네.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은
여자에게 절망을 주는 놈.
내 진작 알아?f어야 하는데
내 인생 어디에서 보상받을까.
쑥밭이 되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