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30

결혼하면 행복할까 - oh! NO


BY 못된며느리 2001-07-04

어느 노처녀의 글과 아줌마들의 뜻밖에 아우성을 보고 우리나라 아줌마들이 이렇게 결혼 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지 다행스럽지만,

MBC 아침프로에 여성80% 남성20%가 다시 결혼하면 지금 배우자와 다시 살지 않겠다는 여론조사를 보고 한편 수긍이 간다

나 역시 독신주의 였지만, 15년전만 해도 여자 30살 이면 회사를 정년 퇴직 해야 하는 시대라 능력이 없어서 할 수 없이...

3대 독자 외아들과 결혼해서 지금까지 시부모 생활비 대면서 - 능력이 있으셨는데 아들이니 내 놓아야 한다고 해서 -

아이들 학원비에 좁아터진 아파트에 신앙 하나로 버티고 사는데
아들낳아라 끊임없이 채근이고,

너른 2층 집에 두분이서 편안히 사시면서도 늘 아프다.. 돈이 없다.. 죽는지 사는지 전화도 못하냐.. 나 외롭다 같이 살자, 넓은 집 놔두고
왜 나가서 고생이냐 ..
몸과 마음 언제라도 충성 할 것을 당연이 요구하고..

시어머니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 거린다
화가 쌓였나?
우리나라는 며느리가 모든 것을 참으며 시댁에 헌신 할 것을 요구하고
어느땐 시댁 친척들 까지 나서서 나무란다.

결혼이란 것이 두 사람과의 온전한 관계이며, 부모로 부터의 독립이 아닌가..

나는 상처 줄 며느리가 없을 테니 다행이다.
우리 딸 들이 커서 결혼 하지 않겠다면 반대 하지 않을거다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너의 인생을 살으라고..

남편과 신혼때 시댁일로 참 많이도 싸웠다.
'나는 이조시대 여자가 아니야, 난 '나'도 중요해

결혼 할때 세탁기 냉장고 사지 말고 셋방 얻는데 보태라,

6개월 후 시누이 결혼 할때 사위가 집 사는데 우리 방 값보다 곱절 보태 주고 시어머니 하시는 말 전세 살며 고생하면 안된다고..

근데 그 분은 지금도 말끝마다 토를 다신다
'다 너 편하게 해 줄려고..'

죄인줄 알면서도 너무 밉다. 사랑 할 수가 없다.

친정어머니고, 시어머니이고 조금이라도 소홀이 하거나 좀 더 보태주지 않으면
서운해서 자식 다 필요 없다 한다
자식 살기 힘든 것 전혀 가슴 아파 하지 않는다
친정복 없으면 시댁복도 없나보다

나도 나이를 먹어 갈터이지만
우리 딸 들에게 짐지우지 않기 위해 열심히 저축하고 그림 그리는 일 열심히 하며 살련다

늘 술과 친구에 절어 오는 남편
열정도 없이 덤덤하게 살고 있지만
우리의 아이들을 생각 하며

가끔 프로스트의 '가지 못한 길'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