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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헤어지자고 할때..


BY 넘 답답 2001-07-05

몇번은 망설이다가 글을 씁니다.
어디서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는데 대충 생각나는데로 쓸께여.

신랑나이- 34. 학력- 대학중태 직업- 무직( 현재 자격증 공부중)
성격 - 내성적이며 술이라면 사죽을 못하고 엄청 깔끔 말수가 없고 착하다.
내 나이- 28 학력- 대졸 직업 - 주부
성격- 활달하고 할말은 다하고 뒤끝없고 적극적이다.

저의 부부입니다. 척 보기에도 전혀 닮은데라고는 없져.
같은직장에서 만나 98년도에 결혼을 했죠.
연애 하는중에 학력을 알았지만 그때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친정에는 뻥쳤구여.
그리 안정된 회사도 아니였는데 그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사랑이 모든걸 해결해 줄주 알았지요.
결혼할당시 술 좋아하는 남자인줄은 알았지만 빛이 천 만원나 되더군여. 이유인즉 그 남자는 넘 효자라 월급 몽땅 지 엄마 주고 기본적인 용돈만 받고 매일 2,3 차씩 가던 술자리는 모조리 카드로 썼더만요.
그것도 결혼해서 둘이 열심히 갚으면 되지 했져.
난 구경도 못해본 돈을..
결혼하자마자 맞벌이였는데 워낙 둘이 박봉이라 정말 열심히 저축했어요. 남들 점심 다 사먹는데도 전 끝까지 도시락을 가져갔고.
외식한번 제대로 못하구 임신했을때도 돈생각에 먹구 싶은거 참아가며 얼른 빛부터 갚을 생각에 악착같이 살았어요.
근데 이넘 매일같이 술먹구 내가 용돈적게 주는거 투정이나 하구 정말 제 속을 박박 긁고 전 매일 싸우고 눈물로 살았습니다.
빛은 1년 정도에 다 같았구여.
그때도 이혼생각이 간절했는데 이 남자 넘 착하고 나 한테 헌신적으로 잘해주고 내 말이라면 꺼벅 죽고 그랬지여.
그래서 전 하고 싶은말 가리지 않고 했구여.
빛갚구 일년정도 지나 이넘이 회사를 그만 뒀네요. 작년2월에 .
그때 임신6개월. 이것저것 해봤는데 학력이 그렇게 큰 제약일줄...
결국 할꺼없어서 공부 시작했지요.
공부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 학력 상관없는 시험에 도전해 보라구.
전 그 넘 한테 참 잘했줬어요. 기 죽을 까봐 용기도 줘가며.
힘든시기 잘 넘기고 1차도 통과 했는데 2차에 자신이 없었던지 계속 술만 먹구 다니는거에요.
전 이 시험이 우리 가정의 생계가 달린거구 이걸위해 우린 너무나 많은걸 포기해야했기에 속이 탓습니다.
그래서 싸웠지요. 심하게.
그데 이넘 그때부터 저한테 멀어졌습니다.
저 한테 벗어나구 싶데요. 헤어지고 싶다는 말이져.
그러더니 지 혼자 생각한다며 여행을 가질 안나. 혼자 꼴깝은 다 하는거에요. 그래도 막상 이혼이라니까 겁이 나는 거에요.
그래서 왜그러냐 물으니 왜 빛으 그렇게 무리하게 갚아서 자긴 남들 술값낼때 못내고 기를 죽였냐 부터 매일 술마시는 자기한테 울구 불구 싸우고 이런것들도 싫었고 자기가 나 한테 너무 매여있었다고.
다 지난 일들을 얘기하고 있는거에요.모든게 쌓였다가 지금에서야 폭발했다고. 쌓인걸로 따지면 누가 더 많은데..
띵요~~ 전 정말 돌아 가실뻔 했어요.
전 이사람이 그렇게 술을 먹어도 학력이 낮아도 싸워도 그때뿐 그냥 믿고 있었거든여. 이렇게 착한 사람 없다구..
그래서 제가 그랬져. 지금 상황이 힘드니까 그런생각이 들꺼라구 내가 했던 지난 행동들은 반성하고 고치겠다고 살아온 3년이란 짧은 시간 때문에 앞으로의 시간을 서로 노력도 안해보고 끝낼꺼냐고.
정말 저도 그 사람 말에 정 떨어졌지만 구차하게 돌지난 딸 때문에 매달렸어요.
속으론 지가 나더라 살자고 붙잡을 판에. 너무나 억울하고 기가 막혀지요.
전 정말 노력했고 많이 변했거든여 근데 이넘 완전히 180도 변해 있는거에요. 말도 퉁명스럽게 하고 항상 인상쓰고 있고 상황이 완전 역전이라니까여. 시험이 얼마 안남았는데도 맨날 술먹구 새벽에 오고 전화하면 성질내고. 사람이 이렇게도 변하는구나를 느끼고 있는데.
친정엄마는 시험 끝날때까지 너가 참으라고 하는데.
저 정말 우리 딸아니면 이혼했지요.
전 우리 딸 못보구 못살꺼 같거든여. 지가 딸은 키운다 하더라구여.
저 어떻해요. 저 매일 애기 붙잡고 울어요.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 사람이 취직을 하고 나서도 이러면 어쪄나 싶구. 저 요즘 매일 악몽이구 죽을 생각만 나요.
나랑 우리딸 기냥 같이 죽을까? 그러니 우리 친정엄마 생각에 포기하구. 정말 착한 사람 그것밖에 없었던 사람인데. 속상해 미치겠어요.
요즘 저 한테 하는걸 보면 정말 열통터지지만 참고 있어요.
이러구 있는게 과연 잘하는건지. 답답한 맘에 점을 보구 왔는데여
신기하게 지금 상황을 맞추더라구여. 그러면서 지금 이혼수가 있는데 잠시 머물다 가는거니까 참으라고.
온통 참으라는 말밖에 안하네요. 저도 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 어떻게 해야해요. 친구중에 이혼한 친구가 있는데 아이생각에 넘 힘들어 하는걸 본지라 자신도 없구여.
참으면 좋은날 올까여??
인생의 선배님들 제발 조언좀 해주세요. 솜씨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