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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만약


BY 몰라 2001-07-06


누군가 만약 아무 죄도 없는 당신 얼굴에
청산가리를 뿌렸다면, 그래도
그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 만약 당신이 다신 일어서지 못하도록
치명적 상처를 주고 짓밟아왔다면
그래도 그를 사랑하고 받아줄 수 있을텐가?

누군가 만약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를 유괴하거나 납치해
자녀에게 씻을 수 없는 충격을 줬다면
그래도 그를 가만 내버려둘 것인가?

누구는 자기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자 삼았다고 한다.
누구는 자기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대학 실험실발전에 쓰라고
보상금 1억을 대학에 기증했었다고 한다.

철천지 원수를 미워하지 않고
사랑으로 되갚을 용기있는 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인간적 한계가, 도량이 그때서야 나타나곤 한다.
사소한 피해에도 부들부들 떠는 우리들
이에는 이로 맞서는 게 옳은가? 이에는 사랑으로 맞서야 하나?
엎질러진 물이라고
체념해야할까?
태산같은 분노를 가슴에 담았다
터뜨리는 사람과 함께 길을 가는 게 아닌데...
어리석은 나의 동행은 결국 그 분노를
고스란히 내 가슴에 담게 되었다.
이 응어리, 이 분노를 어디에
풀어야할지.
어처구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