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90

싸구려 감상


BY 거짓말 2001-07-07

아름답게 살고 싶었는데
예쁘게 살고 싶었는데
멋지게 살고 싶었는데

현실은 너무 각박하거나 괴상하거나 추악하거나 엽기적이었다.
말라붙은 껌처럼, 거칠게 갈라진 논바닥처럼
나의 삶은 황폐해져 갔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지.

가끔 오아시스로 착각되는 곳이 있었다.
기를 쓰고 달려가보면 환상이나 허상이었을 뿐

그렇게 돌아서버린 사랑.
안개 자욱한 마을강둑처럼 어두워진 마음.
"내가 너라면 차라리 자살하 것이다"라고
말하듯 스쳐지나가는 타인들...

그래.
추하게 너무 오래 살았다.
지겨운 연속극처럼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묵은 담요위 머리카락이나
식은 찻잔위 굳어진 빵조각처럼
남루하고 비천한 우리네 일상.
너저분한 뒷모습
탐욕스레 늙어가는 중년.
그 출렁거리는 뱃살의

눈부신 빛, 사랑이여
이제 너의 그 순전한 얼굴
다시 볼 수 없을까?
네가 나를 외면한다고
달려가 너를 돌려 세우리?
너인줄 알고 잡았는데
또다시 착각이라면...
신기루라면?

얼마나 간이 떨어져야
분별이 생길까?
이 나이든 철부지 아줌마야.
이 얼빠진 여편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