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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 눈치


BY 하늘 2001-07-07

다음주면 울아기 백일이다.

그런데 왜이리 마음이 어수선한지 모르겠다.

울엄마 눈치도 봐야하고...

사실 시댁 눈치보다 울엄마 눈치가 더 무섭다.

결혼해서 모든 대소사에 있어서 엄마 눈치 부터 살피게 된다.

결혼후에 알게 된일이지만 친엄마가 아니었다.

31년 동안 모르고 지낸일이다. (나도 참 무디다)

살아온 동안 가끔은 엄마한테 무지 서운한게 많았다.

가장 많이 는낀건 엄마는 나에게 뭔가 항상 보상심리가 작용했다.

한가지 잘못한건 두고두고 말씀하시곤 했다.

결혼후엔 내가 잘못한거에 대해서 무지 서운해 하셨다.

그 사실(친엄마가 아닌)을 알게 되었을때 난 너무 당황했다.

당황이라기 보단 마음 한구석이 뻥뚤린 기분이랄까?

이세상에 나혼자라는 왜로움이 더욱컸다.

얼마간 밤에 잠을 잘수가 없었고 혹 정신나간 사람 같았다.

친정엔 발걸음도 할 수 없었다.

남편도 나에겐 위로가 되질 않았다.

내 밑으로 남동생 둘과 여동생 하나가 있다.

사실 어느날 갑자기 배다른 동생이 된거다.

웃기지 않은가 무슨 드라마도 아니고....

여동생은 알고 있었나보다 고등학교땐가 학교에서 호적등본을
가져오라 했나보다 그때 동생은 사실을 알게 되었고
사춘기때라 그런가 많이 방황을 했었다 한다.

그때 동생이 넌지시 한말이 있다.

그땐 부모님의 과거라 생각하고 의구심은 들었지만 곧 잊었다.

그래도 가끔은 궁금해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것 같다.

동생이 그랬다 언니만 몰랐지 동네사람들 알사람은 다 안다고...
그럼 남동생들도 알고 있을꺼다...

그사실을 알고 엄마 얼굴을 볼때마다 무지 서먹서먹했고,
무지 왜로웠다.

그일로 부터 2년이 지났다.

아이도 생기고 시간도 어느정도 흘러서 일까?

엄마를 바라보는 나에 시선이 변했다.

엄마도 나에게 최선을 다했듯이 나도 엄마에게 잘해 드리고 싶다.

예전처럼 내 생각대로는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모든일에 엄마의 의견을 먼저 묻는다.

물론 눈치도 살피고...

엄마한테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많이 신경이 쓰인다.

혹 마음 상하실까봐...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걸 아실까?

내가 가장 힘든건 엄마가 무의식중에 나에게 보내는 보상심리다.

여동생에겐 그런게 없다.

그 사실을 알기전에도 느꼈던거다.

그때는 내가 장녀라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내가 해드리는건 당연시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집안 행사가 있을때마다 더욱더 마음이 무겁다...

시댁은 시댁대로 눈치 봐야하고, 친정은 친정대로 눈치봐야하고..

우리가 하자는대로 했으면 좋겠는데...

울엄만 항상 못마땅해 하신다...

정말 힘들다...
정말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