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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너무 행복해요.


BY 기쁨이 2001-07-08


난 지금 혼자랍니다.
안방엔 자식이 누워 음악을 듣고 있어요.
나는 지금 혼자 글을 쓰고 있지요.
혼자만의 고요와 평화가 결코 외롭지도
슬프지도, 슬쓸하지도 않네요.
오히려 내 맘 몰라주는 남편이 곁에 있을 때
더 외롭고 슬펐어요.
아세요?
고진감래라는 말?
고통 끝에 평화,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는 말도 있지요.

사실, 이 행복은
남편의 선물입니다.
남편이 내게 자유와 행복, 평화를 주었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었습니다.

남편은 주벽, 폭력, 도박 등등
모든 것을 골고루 갖춘 완벽한 남자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그는 저에게 인심을 듬뿍 썼지요.
너의 행복 찾아 가라고
이혼하자고...
그래서 했습니다.
정말 멋지죠?
같이 살기 싫을 때 헤어질 수
있었으니까요.

저도 이혼을 원했습니다.
자유롭게, 속편하게,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ㅎㅎㅎ
이혼이 더 큰 고통의 시작이라고 누가 그랬죠?
지금 6년짼데
편하고 좋기만 한 걸요.

큰 고통 치르고 나니
큰 평화가 오대요.
큰 바다가 다 내거 되는 기분......
저는 중년에 인생의 바다를 다 보았습니다.
바다는 참 환하고 밝았습니다. 달덩이처럼.
이런 기분 맛본다는 거 쉽지 않겠죠?
그래서 고생끝에 행복이 온다는 말
정말 맞아요.

자식이 있는 것도 얼마나 감사한지.
행복은 느끼기 나름인가봐요.
착한 남편, 큰 아파트, 다정한 애인, 공부잘하고 건강한 자식들
좋은 직업과 일정한 수입, 기타등등 많은 복을 가진 사람도
어느 한두가지는 분명 채워지지 않아요.
그럼 그것 때문에 속상해 하고 안달하고 난리들을 쳐요.
그것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눈물들을 흘리죠.
아직 덜 불행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거죠.
열 가지 복을 다 채운 후에나 행복해질 수 있다면
결코 누구나 영원히 행복할 수 없을 거예요.

큰 고통은 큰 행복과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요하고 조용한 생활의 평화...
왜 제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지
왜 큰 행복이
제 얼굴에 나타나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컴에 오시는 분들, 아직 그렇게 속상한 일들 많은 것은
미련과 집착,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난 암것도 남에게 기대하지 않아요.
내 스스로 다 해결하고 살아요.
내 스스로 행복을 찾고
취미를 개발하고(혼자서도 집에서 손뜨개하고, 엉터리라도 내가 그려 더욱 소중한 그림을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마음껏 거리를 활보하고, 듣기 싫은 소리는 누구에게서도 듣지 않습니다. 화가 나면 물건을 부숴보기도 하고 산에 올라 고함을 치기도 합니다.ㅎㅎㅎㅎ. 아무도 말리지 못하죠. 누가 나를 말립니까?)
돈이 필요하면 나가서 일하고
힘들면 쉬고
반찬도 만들기 싫으면 사다먹고
맛있는 거 입맛대로 골라 사먹는답니다.
한달에 80만원.
최저 생계비만 있어도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소형 아파트라도
얼마든지 궁전같이 꾸밀 수 있습니다.
자식 평균성적 이하여도
나는 행복하답니다.
ㅎㅎㅎㅎㅎㅎ
욕심을 버리면 행복이 찾아온다는 말,
아시겠죠?
아직도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
행복해지고 싶다면
놓아주세요.
남편에 대한 독점욕을 버리고
질투와 피해의식을 버리고
열등감과 무조건적인 적대감을 버리고
본연의 자기로 되돌아가세요.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가 아닌,
자기자신 본연의 행복을
느껴보세요.
속상할 일, 하나도 없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