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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에 발등찍힘


BY 쇼크먹은 나 2001-07-08

욕쟁이에 성질 깐깐한,
별로 안 생긴 키작은 그 남자
절대로 저런 남자는 평생 바람 안 필거라
믿고 결혼했는데

사람 숨도 못쉬게 쥐어박고 구속하고
술쳐먹고 주정부리는 것까진 봐줄만 했는데
자기가 가르치던 옛여제자 하나 꼬셔서
데리고 드라이브다니면서 바람필 줄
예전엔 정말 미처 몰랐었네

그래놓고 뻔뻔하게 한다는 말
두 여자중에 그래도 니가 애기엄마니
불쌍해서 봐준다는 식으로
마치 선택권은 자기에게만 있다는 식으로
근엄하게 통고하듯이
"나한테 잘할 자신 있으면 들어와 살고
아니면 말고..."
내 참 기가 막혀서 깔깔 웃었더니
무슨무슨 년이라고 화를 내며 욕을 하더군요.
됐네. 이 사람아.
이 썩어빠진 못난 놈아
내가 지난 세월 너를 믿고 살았다니
참 어지간히 분별도 없는 년이네그려

나도 당신 싫어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싫어
네 주제에 여자가 있건말건 관심없네
제발 헤어지기나 하자구
더이상 내 인생 훼방놓지 말고
나를 네 것이라고 착각해서 함부로 구는 짓도
이젠 끝이야.
이 불쌍한 놈아.
주제파악도 못하는 놈아
니가 나보다 나은 거라곤
호주제가 버티고 있는 대한민국의
고추 하나 달랑 가지고 있는 거뿐...
그 고추가 그리도 대단한 거냐?
그 고추 자랑할려고
주색잡기, 이젠 폐가망신까지 일삼으려구...
에구구구구구

나야말로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는데
개과천선은커녕 갈수록 꼴불견이구나.
속썩이는 것도 가지가지
하나가 나쁘면 열까지 나쁘구나.
정말 발 잘못 들였네
그놈이 어떤 놈이라고
여자 잡아먹는 흡혈귀같은 놈인데
신사인 줄 착각하고
멋모르고 결혼했네
에구구구구구

이 멍청한 놈아
나라고 좋은 남자 없을 줄 아냐?
길거리에 깔린 남자들
다 너보단 낫다
너 참 말 잘했다.
나야말로
네 얼굴 단 1초라도 못 보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당초
키크고 잘생긴 미남
부잣집 아들하고
결혼할 걸.
그런 애들 바람 필까 무서워 헤어지고
바람 못필 것 같은 남자 만나 살았더니
지도 남자라고,
고추달렸다고
온갖 남자흉내 다 내고 다니네그려.
에구구구구

헛짚었네
헛디뎠네
맹꽁한 내 머리
누굴 탓하고 원망하리요.
지나간 15년이
정말 아깝고 원통하네
빗나간 화살이
정말 아깝네그려
우리네 인생살이
알다가도 모르겠네
그래도 세상 태어나
누구 노래처럼
옷 한 벌 건진 걸로
만족해야할까
에구구구구구

이제 또 어느 놈을 만나
등 긁고 살까.
평생 수절할 순 없고...
난 다른 건 몰라도
남자들 바람 피는 꼴은 죽어도 못봐
만약 바람 안핀 남자
단 한 명도 없다면
난 당연히 혼자 살아야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쓰러져 혼자 우네
예상문제
정답 못 맞추고
다 틀리고
혼자 쓰러져 우네
에구구구구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