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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갑아짐 전 상서


BY 오~이런! 2001-07-11


아내 패는 남편을 옹호하고자 글을 올린 건 절대 아니며,
나 또한 지난 날 욱하는 심정에서 화난여자 남편 분처럼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그 후 부부싸움이라도 할 때면 그 일이 생각나
스스로 괴로운 적도 있었으며, 앞으론 절대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 다짐하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그런 짓이 남자로서 얼마나
부끄러운 행동인가도 안다.

다만, 나의 논지는 부부싸움과정에서 원인이 어디에 있어
그렇게까지 남편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행동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 올린 글을 정독한 결과, 남편의 입장에서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고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어 화난여자분(자꾸 언급하게
되어 죄송)에게 부부싸움이 확대될 어떤 잘못도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가령 예를 들어 '아내라는 사람이 이치에 맞지않는 어거지를
부리며 싸움을 걸어오고 말은 안 통하고 답답한 상황'이라면,
또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켜주지 않고 거칠게(언어로도) 나온다면,
순간적으로 욱하여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고
속으로 쌓이다 보면 사람이란 폭발하는 것이다.

난 어리석게도 신혼초 선배들의 얼토당토한 조언(부부싸움 중엔
가끔 거친-안 깨질 물건을 던지다든가-행동을 보여야 아내가
남편을 우습게 알지 않는다)을 듣고 행동한 적도 있다. 살아가면서
참 어리석었다는 후회도 많이 했고 지금은 나름대로 부부싸움시
감정조절도 할 줄 알고, 참고로 우린 거의 싸우지 않으며 싸워도
두어시간을 넘기지 않고 화해한다. 아내도 아내나름대로 이치를
안 것같다. 지난 일을 들추지 않고, 가급적 자존심 상하는 말을
하지 않으며, 남들과 비교를 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혹시나 아내 입장에서 문제점을 없었나 지나친
과잉행동은 아니었나를 비판을 좀 한 것이다. 스스로 육갑인
아짐에게 묻고 싶다. 그저 욱하는 성질에 "남자면 다냐?"라고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사시지는 않는지, 또 평소에 남편이 남자라고
육갑아짐을 무지 무시하고 사시는 편인지, 어떤 못난 정치인의
비위를 보고 "저놈도 남자라서 하는 짓이~"하면서 혀를 차시지는
않는지, 평소에 혹시 맞고사는 건 아닌지?

시원하게 답을 해주면 좋겠는데, 답 올리는 신속 정확성을 보면
올리자마자 답이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좀 부담은
된다. "육갑떤다"라는 이쁜 말을 자꾸 듣다보면 시나브로 원색적
언어로 게시판을 도배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제발 육갑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