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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동병상련이 많아서..


BY 퉁퉁이 2001-07-19

오늘따라 수입과 지출에 관한 이야기가 많네요.
저도 요즘 그 고민을 하던 중이라 반가워서 쭉 읽어봤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몇백씩 번다지만 그건 저하고는 먼 이야기이구요,
저나 남편이나 공무원이라, 그것도 말단, 둘 합해서 보너스 있어야 월 200정도입니다. 거기서 보험료 같은거 10만원 나가고, 공과금이 10-15만원 정도 나가죠. 현금을 잘 안쓰는 대신 매달 신용카드 대금도 나오구요, 집 때문에 대출 이자도 나가고(결혼할때 시댁에서 아파트 작은 것을 사줘서 고마워했는데 결국 그 대출금은 저희가 갚고 있죠), 그리고 시댁에 용돈드리고, 생활비하고 나면... 적자가 안나면 고맙게 여긴답니다.

저축은 매달 남은돈을 적립식으로 하죠. 그러니 어떤 달은 못할 때도 있구요.
예전엔 아주버님 믿고 시댁에 용돈을 정기적으로 드리진 않았었는데, 작년부터는 IMF라고 아예 아주버님이 발걸음을 안하시니 경조사나 집안 행사때 저희가 다 알아서 해야하니 어떤 달은 버는 돈의 절반이 훌쩍 시댁으로 들어가기도 한답니다. 또 시댁에만 들어가나요, 친정에도 자식된 도리는 하고 살아야죠. 그러니 어떤땐 둘이 번다 해도 빛좋은 개살구가 되는건 삽시간이죠.

마이너스를 2년 전에 받았는데, 아직도 마이너스 500을 못 갚고 살고 있네요. 좀 채워질만 하면 돈 쓸 곳이 생기고, 또 채워질만 하면 나가고...이번에 채우고나면 마이너스도 없애야겠어요. 늘 묵지근하니 빚이라는 생각때문에 부담스럽네요.

차도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형편으로는 꿈도 못꾸죠.
누가 중고차를 준다고 해도 머리 속으로 보험료니 세금이니 기름값이니 열심히 두드려 보면 답이 안나와서 엄두도 못내구요.

오늘 아침에도 밥 먹으면서 남편에게 이번 달 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달에 50만원은 모아야겠으니 월급을 타면 통째로 나를 달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신랑 통장에 넣어뒀더니 야금야금 다 빼쓰고는 매달 빈통장을 만들어 놓기가 일쑤거든요.

아직 4살짜리 우리 아이 학원도 안보내고 옷 같은 건 대충 친정 조카들것 가져다 입히면서 살지만 계속 이렇게 살림 펑크만 내고 살아서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 싶어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돈을 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안쓸수 있을까, 어디서 지출을 줄일까, 그런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서 우리 가족 보험은 들어가고 있으니 좀 안심이고, 세가족 단란하고 건강하니 다행이다 생각하면서, 앞으로 몇년쯤 더 같이 벌면 주말 부부같은 걱정 안하고 제가 남편 따라 다닐 수 있을까.. 그 궁리를 한답니다. 공무원들은 이동이 잦잖아요. 그래서 여태 주말부부하다가 겨우 요즘 같이 지내는데 이 생활도 영구적인건 아니니까요.

다들 작은 돈으로 치솟는 물가와 싸워가며 열심히들 살고 계시겠죠?
그래도 물질에 휘둘려 정말 소중한 것들까지 상처입히지 말고,
잘 살아봐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