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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긴 얘기..(7년의 결혼생활)


BY gksgywhd 2001-07-26


전여....38살이구여..32살에 결혼을 했어여..
남편은 저하구 동갑이구여..
위로 시누님세분이 계시구여..(큰누님은 우리랑 띠동갑) 밑으로 시동생 한명이 있습니다...물론 동서도 한명(저보다 7년먼저 살림을 시작했구여...결혼은 저희가 한후에 했어여...저희가 12월달 ,동서네가 다음해 3월...)있구여...동서한테는 딸만 둘이 있어여..

저는 아이가 업어여.. 유산을 두번이나 했거든여..첫애는 다섯달 접어들면서 유산을 하고 산후풍으로 아기를 가질수가 업다고 했는데 비싼한약(한재에 80만원)을 몇재 먹고 가까스로 가진 아기를 한달 보름만에 또 잃었습니다.........그리고 자궁수술...
다시는 아기를 갖기가 힘들다고 진단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홀어머니 밑에서 컷는데 초등학교때 아버님이 돌아가셨답니다.
시어머님은 올 2월에 갑작스럽게 혈액암에 걸리셔서 발병한지 한달이 채 못되어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하고의 관계가 힘들었다는 애기는 하지 않겠습니다...어머닌 이제 돌아가신 분이니까여....

한달동안의 어머님 병수발을 지방에서 저혼자 했습니다....(저희 부부는 서울에 살거든여) 대,소변 다 받아내가며 힘들었지만 억울하다는 생각은 하지 안았습니다...'
동서나 시누님들이 병수발을 들지 안아도 나는 내 할도리만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아니,그런생각할 겨를도 업었습니다..
동서나 시누님.시동생이 병원에서 밤을 샌적이 업어도...어머님이 볼일을 보실때는 며칠동안 잠을 못자 복도 귀퉁이에서 눈을 잠깐 붙이고 있는 나를 흔들어 깨울때에도 억울하다거나 왜 나만 찾느냐고 너희들도 한번 해보라고 ...말한마디..아니 생각조차 안했습니다...'
내가 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겼으니까여...

그리고 한달 조금 못되어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시골분들이 말들하대요...노인네가 복이 많다고..얼마 앓지도 않고 자식들이 서운해할때 돌아가셔서 노인네가 복이 많다고...
저한테도 그랬습니다...니가 복이 많다..노인네 병수발 몇년씩들 하는데 그래도 오래 병수발을 들지 안았으니 너도 네복이 많은거다...고생했다...그러셨습니다...
그래도 큰며느리가 최고다며 그동안의 제행실을 칭찬해 주셨습니다...
중심 꽉잡고 의연하게 대처했다고여...니가 말안해도 다안다고요....
다 봤다고요...

그런데 지금 저 이혼합니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얼마 안있어 막내 시누님한데서 전화가 왔데요...
저랑 2살 차이가 납니다..
자기는 아이들이 있어서 이혼을 못하지만 네년은 걸리적거리는 새끼들도 업는데 왜 이혼을 하지 안냐고여...
네년이 알아서 떨어져야지 꼭 말로 해야 되냐고여...

자기들 기분이 안좋을때나 어머니 생각이 날때면 저한테 전화를 합니다...
온갖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어댑니다...
처음에는 황당했습니다....너무 어처구니가 업어도 현실감이 안생기더라구여...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충격일거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안쓰러워서 죄송해여..제가 좀더 잘할걸 그랬어여...라고 제 나름대로 다독거렸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일이려니 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큰일 치를때 봉투가 들어옵니다...
함에 넣으시는 분들도 있지만 큰며느리한에 줘야한다며 제손에 쥐어주신분들도 있으십니다...작은아버님도 40만원을 제손에 쥐어주셨습니다.

장례치르로 삼호제지낼때 계산들을하지요...들어온돈과 나간돈이여...
제가 관리를 다햇습니다...남편이 저한테 쥐어준 돈으로여...
그리고 어른들이 주신봉투를 손대지 안고 있다가 그자리에서 내놓았습니다...90만원정도 되더군여...
어머님 패물 쌍가락지. 닷돈짜리 목걸이. 칠순때 제가 해드린 호박반지.동서가 해드린 시계..이게 전부입니다...
돌아가신 어머님 지갑에 단돈 7,000원이 있었습니다...
앓기전에 ...바로 일주일전입니다...제가 이십만원을 드렸는데 흔적도 업습니다...'
그 패물을 공동명의로 해서 집안에 큰일 있을때 쓰자고 하더라고여...
몇푼이나 된다고...
호박반지는 큰시누님에게....닷돈짜리 금목걸이는 막내 시누에게...
닷돈짜리 쌍가락지는 둘째 시누님에게.. 남은 시계는 동서를 주었습니다...
아무런 말이 업더군여...자기들 나누어주고 내가 갖이 안으니까 아무런 말이 업더군여.... 다 내가 해드린 패물인데...
아깝지 안았습니다...어머님을 그리는 물건하나쯤 딸들이 가져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값나가는 것들은 다 시누들 드렸습니다...

옆에 계시던 동네분들이 역시 큰며느리 등치값한다고 하더군여...

남은 땅이 문제였습니다...아직도 시아버님 명의로 되어있는 시골땅...
장남 결혼할때 ..제남편하고 제결혼말입니다... 방한칸얻으라고 받은돈 없습니다....신혼여행가라고 받은 돈한푼 없습니다...
패물이라곤 쌍가락지 하나하고 십만원짜리 한복 두벌뿐입니다.
우리둘이 시작했어여...조금 당황은 했지만 이렇게 시작하는것도 추억이라고....나중에 웃으면서 말 하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하고 칠년동안 이사를 네번 다녔습니다...
그때마다 시댁식구들이 왔었습니다...동서도여...
슈퍼타이 제일 작은거있죠...그거 한번 받아 봤습니다...그것도 슈퍼하는 막내 시누한테여...

결혼을 12월달에하고 결혼식 이틀후부터 방한칸에서 어머님하고 남편하고 저하고 셋이서 삼개월을 살았어여...
어머님 시골에서 겨울에 추운데 혼자계신다고 저희하고 겨울을 나신겁니다....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일이었지만 그때는 당연한 일일 줄 알았습니다...

한번은 이사하고 얼마 안있다 외출하고 돌아와보니 저희 집에 큰시누 시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시더라구여....그때가 음력 칠월 한참 더울때 .저희집에서 큰시누 부부와 큰시누시어머님까지 세분이 삼일 있다가 가셨습니다...자기 시어머니를 저한테 맡겨두고 그부부는 서울 구경을 했습니다...저희집에서 십분이면 그분(큰시누 시어머니)딸집인데도 오히려 그딸을 저희집으로 부르며(저희부부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그것도 밤 열시에 말입니다...)지내셨습니다...
삼일계시던 둘째날이 제 남편 생일이었습니다...생일상을 차렸지여...
양말한쪽은 고사하고 생일축하한다는 말조차 업었슴니다...

제 올케한테 그얘기를 했더니 그럴수도 있지안냐고 하더라고여..
그래서 제가 그랬죠...알았어..내가 우리 시어머니 모시고 한삼일 놀다올께..했더니 기절을 하더라구여....
현실로 다가오지 안던 얘기가 입장을 바꾸어서 내가(올케한테는 내가 시누니까) 시어머니 모시고 자기집에 간다니까 거품물고 기절했어여...ㅎㅎㅎㅎ

명절때나 제사때..동서하고 시동생은여 명절때는여 전날 새벽에 옵니다...제사때는여 제사지내기 한시간전에 오구여...
얘들은여...명절이나 제사가 방학이면 애들은여 일주일전에 보름전에 저희집에 옵니다...애들만여...그리고 제사 지내고 바로 데리고 갑니다...
물론 빈손이구여....
보름씩 저희집에 있으면여..삼,사십만원은 예사로 나갑니다...돈이 문제가 아니죠...그렇게 애들을 맡겨놓고 올때는 빈손으로 옵니다...
병에든 오렌지쥬스 2통짜리 set있죠...그거 한번 받아?R어여...

둘째시누여...스무살짜리 아들,열여덟살 딸들 데리고 저희집에 와서 일주일씩있다가 갑니다...물론 손가락에서 물을 튀기고여...
빈손으로왔다가 갑니다...

막내시누여...슈퍼를 합니다...고모부님하고 제주도 여행갈때 .저흰결혼한지 얼마안된(몇달) 신혼이었습니다...남편하고 떨어져서 슈펴에서 막내시누아이들 셋을 보며 장샤했습니다...아침 일곱시반에서 저녁 열두시 반까지여....
차비 한푼 못받고 집에왔습니다...그렇게 무슨일만 있으면 툭하고 저를 불러 슈퍼장사를 시켰습니다...일박이일..이박삼일로여....
집에갈때 차비하라며 돈한푼 준적 업습니다...

저희집에서 막내시누네 갈려면 버스 두번 갈아타고 두시간 반걸리고여...전철타면 버스한번갈아타고 전철두번갈아타고 두시간 걸립니다...

그래도 아무소리업이 일해주고 싫은내색한번안하고 (제가 항상 잘웃는답니다) 일하던 어느날 약속이 겹쳐서 한번 부탁을 안들어 줬더니 우리랑 말을 안합니다...전화를 해도 남편과 제목소리면 아무소리 업이 끈어버립니다...

저여...어머니돌아가시기 전까지 이런일들 아무렇지도 안았습니다...'
제가 좀 둔한편인가봐여...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생긴일은...

시골집 광에서 썩고있는 고추와 들깨를 가지고 왔습니다...물론 시동생도 알고 큰시누님네 들려서 고추가루 빻아서 갖다들릴께여..라고 들기름짜서 갖다드릴께여라고 남편과 함께 얘기하고 가져왔습니다...

저보고 도둑년이랍니다...고추하고 들깨하고 ..어머님계실때는 된장도 퍼다가 다 친정갖다줬을 꺼라나여...그것도 일하고 있는 남편한테 전화해서 온갖 욕을 다했나봐여...

그전에 저한테 전화해서 별욕을 다하고 별소릴다해도 제가 남편한테 별 말을 안했습니다...남편도 예민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따따부따안했습니다...
막내누나 전화한통받고 제 남편이 그러더군여...너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구여...자기 형제들이 저한테 그렇게까지 한줄은 몰랐다구여...
미안하다구여...

그랬던 남편도 저하고 이혼하잡니다...
물론 제가 강하게 이혼을 밀어부치니까 마지못해 한 말이라해도 제 가슴엔 비수가 꽂힙니다...
자기는 형제들을 안보고 살 수가 업답니다...친구들도여...

저희 부분 이제 도장만 찍으면 됩니다...

저여...어머님과 같이 있을때여....
화분에 꽃이 피었다고 예쁘다고 어머님께 말씀드리면여..어머니 모라그러는줄 아세여...돌아보지도 않고 말씀하십니다...꽃은무슨꽃..거짓말한다고...그리고 뒤돌아보시면 꽃이 피어있습니다...그러면 한 말씀 더하십니다...네가 그렇게 꽃을 좋아하니까 애가 안생긴다고...
하루는 집에서 기는는 붕어에게 밥을 주면 ...물고기를 이뻐하면 애가 안생기는데...하십니다..

어머님 칠순을 19평짜리 아파트에서 제가 삼일 밤을 새워가면 음식을 만들어 식구들을 대접했습니다.. 물론 천원짜리 한장 생기는거 업이여...
식구들이 시댁형제들만 아이들까지 열아홉명입니다...거기다 친지분들까지 ..그 좁은 아파트에서여...
그땐 행복했습니다...아..그래도 내가 몬가를 했다는 기분이 들어서 피곤한줄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어머님 하시는 말씀 왈...네가 나먹으라고 했냐...다른사람들 눈 무서워서 했지...하십니다....내가 밥한숫가락이라도 먹은줄 아냐...하십니다...

그래도 원래 성품이시려니 했습니다...오십에 홀로되셔서 마음에 여유가 업이 살아오셔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이혼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억울합니다...눈물도 안나옵니다..
너무 길어서..너무 많아서...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데...주변에는 말을 못하고...친정에서도 모릅니다...누가 제 이야기를 듣고 제 편을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저처럼 살아오신 분 또 있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