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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행동


BY esther 2001-07-29

저는 결혼 4년차 주부입니다. 아들만 둘인데 연년생으로 낳아서
그런지 하루종일 아이들 뒤치닥거리 하다 보면 몸은 지칠대로 지치고
그런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이제 자아라는 것이 없어진 그저 아이들의
엄마로서만 인생을 살아가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은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이자 행복이죠...)

얼마전 남편은 서른 하나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사업욕
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다녔던 회사도
한 집안의 살림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월급을 줬고 몇 달 동안
사업준비를 한다며 실직생활을 했기 때문에 저의 가계는 그야말로
막다른 곳에 와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사업을 해 보겠다는데 돈을 어떻게 해서든
구해서 해 줬죠... 장래를 생각하면 비젼이 있으니 지금은 좀
어렵더라도 참아야지 하면서 말이죠... 남편은 일도 열심히 하는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거의 일찍 들어오는 날이 없었으니까...
그런 남편을 보면서 저는 그를 위해 한 가지라도 더 해줄 것이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늘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남편은 자상한 편입니다.. 아이들에게도 잘 하고 저한테도 참
자상한 편입니다.... 저는 그래서 그동안 새벽에 들어오건
일이 있다고 동틀 무렵에 들어오건 아무런 의심없이 그를 완전히
믿고 의지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누군가를 만나 저녁만 먹고 일찍 귀가하겠다고 했던
남편이 11시가 돼도 안 들어오길래 전화를 했더니 노래방이라도
해요... 그럼 12시 좀 넘으면 오겠거니 했죠.. 그런데 2시반까지
기다려도 안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핸드폰을 했는데 2차례
정도 신호가 가도 안 받더니 마지막 3번째에는 전화가 잘못
눌렸는지 그 쪽의 상황이 생중계되더라구요.... 정황으로 보아
남자 둘에 술집의 여자 둘이 술을 먹고 있었던 것 같고 그 시간에
여자는 한 잔 더 하자며 남자들에게 온갖 애교를 다 떨고 있더라구요.
그리고선 계산을 하는 듯 소리가 들렸구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죠.... 그렇게 한참을 듣고 있자니 남편은 핸드폰이 이상했던지 끊더라구요...

거기까진 이해해요... 접대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제 계산으론 거기서 아무리 늦어도 30분이면 집에 도착할 거라 생각
하고 기다렸죠.... 사실 심하게 따질 생각은 없었죠... 그런데
4시 반이 돼도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를 했죠... 이번에도
3번 만에 통화에 성공했어요. 제가 어딘데 아직도 안들어오냐고
했더니 다짜고짜 저한테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되레 정색을 하면서
화를 내더라구요.. 그 순간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왔죠..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리고선 당장 오겠다고 큰 소릴 쳐놓고 그 후 1시간이
지나서 왔어요.. 제가 지금까지 누굴 접대했길래 그렇게 늦게
들어왔냐고 하니까 제가 꼬치꼬치 따져묻는 것이 기분나쁘다는 듯
'우동 한 그릇 먹고 왔다 왜!' 그러는 거예요.. 얼마나 화가
나던지 그 이후로 목요일까지 일상에 꼭 필요한 대화를 빼곤 거의
침묵으로 서로를 대했어됴..

그런데 그 사건이후로 3일 후에도 12시가 넘어도 안들어 오더니 새벽 2시 반에 들어왔어요.. 다음날 아침 남편의 바지를 보니 그날 새벽 12시 45분에 카드로 긁은 10만원짜리 모텔 영수증이 나오는 거예요.. 이런 저런 정화으로 봐선 그 곳에서 여자를 사서 잠시 자고 온 모양이더라구요...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죠.. 이런 남자를 믿고 콩나물값 아껴가며 살았나 싶구요.. 그리곤 며칠 후엔 제가 좀
풀렸다고 생각하는지 (아직까지 제가 그 영수증을본 사실을 남편이
알고 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잠자리를 요구하더라구요...

제 남편은 항상 그런식으로 부부싸움을 해결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제가 그의 그런 행동이 참 더럽게 느껴졌기 때문에
거절을 했지요. 물론 남편의 얼굴은 싸늘하게 바뀌더니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한듯 휙 나가버리더라구요.. 내 참 기가 막혀서. 남자들은 자기가 원할땐 여자가 언제라도 승락하리라 생각하나 봐요..

전 사실 지금 어떻게 앞으로 처신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일련의 일이 일어난 이후로 잠도 제대로 깊이 자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그렇다고 여우같은 마누라는
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골은 깊어만 갑니다. 어찌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