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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눔의 신랑땜시...ㅠ.ㅠ


BY 속상한 주부 2001-07-30

어제는 비가...
정말 하늘이 뚫렸는지 올려다 볼 만큼 비가 많이 내렸다.

그 장대같은 비 때문에...
경기도 계곡에가서 발 담그고 오자고 했는데...
꼼짝도 못하고 집에만 틀어 박혀 있었다.

남편 왈~~~~~~~~~
백숙을 해 먹잔다.
그려서 그렇자고 했드만...

그냥 수퍼가서 제일루 큰눔으로 한 두마리 사오라고 신랑을 시켰더니...
아무리 기달려도 나타나지 않다가...
몇 시간만에 나타난 신랑...

손에는 토종닭이라고 함시롱...
닭 네마리가 들려 있었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저 정성하며...
괜시리 심사가 틀리는 데두..참고 있었다.

네마리를 사온 이유는 바로 앞동에 사는 처남 식구들 불렀단다.
원래 색다른 거만 있으면...
아님 외식이라도 울 식구끼리 가본적이 없다.

항상 신랑은 가까운데 사는 친척들을 불러서 같이 먹고 외식을 간다.
가끔은 울 가족끼리 외식을 가고 싶은데...
신랑 성격이 이상해 누구든지 꼭 불러야 된다.

물론 나도 신랑처럼 손도 크고...
또 손님들이 오면 친정 엄마처럼...
무엇이던지..배터지게 먹여 보내고...
또 사람오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누구든지 잘 해준다. 내 성격이...

내가 생각해도 항상 손해보고 내가 베푸는 성격이지..
남에게 받는 것두 싫어한다..부담스러워서...

그런데 선수치는 이 신랑 때문에...
난 빛이 하나두 안난다...
친정이건..시댁이건...나보다 앞장서서 설치는 통에...

어제도...토종닭 네마리가 얼마나 큰지...
큰 들통에다가 다 넣어도 한마리는 안 들어가서...

아이들이 백숙을 싫어하고...
도리탕을 좋아하니..한 마리는 도리탕을 하자고 했는데도...
신랑은 막무가내로...네마리 다 삶아란다.
처남 식구들 많이 먹일려고 그런 것을 알지만 서두...

처남 식구들이라 해 봤자...
두 부부..여섯살바기 기집애...이제 돌바기..
그러니 어른 두 사람인데...
우리 부부하고...합해서 넷인데...
저 많은 것을 우째 다 먹노?
세마리 삶고...한마리는 야그들 해 주자고 또 혀두...

에이 더러바라...
그래..네마리 다 삶을테니...어디 다 먹어봐라...
남의 집에 가서는 잘 먹지두 않은 잉간이...
누가 우리집에만 오면 배 터지게 해서 먹일려 한다.
신랑이 안 그래도 내가 다 알아서 잘 할텐데...

오기로 네 마리를 다 삶으니까...
한마리가 자꾸 밖으로 삐져 나온다.
그러든 말든...

워낙에 많다 보니...몇 시간을 삶았는지 모른다.
다 삶고...
네마리를 다 끄집에 내니...
울 늦둥이 목욕통에나 맞을 정도로 양이 많다.

한 마리에 만원씩을 주었으니..얼매나 크랴...!!!
인삼하고...엄나문지....뭔지를...같이 넣고 삶았던지라...
물이 노랗고..맛은 있었다.

애들은 싫어한다고 안 먹고...
쯧쯧~~~~~~한마리 도리탕 해 주었으면 맛있게 잘 먹을틴디...
지 쉬끼들을 먼저 생각혀야 되는디...
애들이 못 먹어서 배가 아팠다.

이 신랑은 어떻게 된 잉간이...
항상 남이 먼저다.

많이 먹어라...하고 주고선...나두 기분이 안 좋은지라...
닭다리 두개 뜯고는 안 먹었다.
울 신랑도 처남부부 먹일려고 잘 안먹고...
항상 그렇지..꼴보기 싫어..저 잉간 하는 짓이...

처남 부부가 못 살기를 하나...
우리보다 잘 먹고 잘 사는디...
셋이서 먹다 먹다 못 먹어...한마리는 그대로 남아...
내 그럴줄 알았다...그럴줄 알았지...

경비 아저씨를 줄까 하다가...
신랑 미워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휴~~~~아까운 저걸...속으로 하면서도....
지 쉬끼들 안 챙기고...
항상 남 먼저 생각하는 저 잉간 미워...
이것 봐라...하는 심정으로 신랑 볼때 꽈당 ...버렸다.

정말 해두 해도 너무 한다.
우리 가족들끼리 있으면 이 세상에 둘도 없이 마누라...
쉬끼들 챙기면서두...
친척이나 누가 오면..그때 부터는 오로지 친척들 뿐이다.

그것두 어느 정도지...이제는 지겹다.
시댁이나...친정 식구들한테 잘 하는 것도...
이제는 꼴보기 싫어...
나두 손도 크고...
인정도 많고 베풀기도 잘 하는데 신랑이 한술 더 뜨니..,
내 잘하는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버린다.
다들 지만 부처님 한 도막이라고들 하지...

저기 창고에 비싼 양주병을 선물 받아서 신랑 때문에 감춰놨다.
그런데 얼마뒤에 찾아보니...
그 몇병을 한병만 놔두고...다 친척들한테 줘 버렸다.
정말 울화통 터져서...내 그럴줄 알고 숨겨 놓았더니만...

가만히 있으면 내가 여기 저기 선물 할려고 했는디...
그 양주 한병에 술집에서...오십, 육십만원 하는 거라는데...

아뭏든 항상 먼저 선수치는 신랑...
내가 못산다.
우리는 그것 때문에 자주 싸운다...

더운데 열받아 글도 잘 생각이 안나서 두서가 없네.

에~~~~~~~~~이~~~~~~~
아침에 출근한 뒷통수도 보기 싫어...
자는체 했다.

남한테 다 베풀고...
없어서 남의 집에서 3 일만 얻어묵어 봐라..
그때는 니네들 눈에서 피눈물 흘리테니까~~~~~~
(울 친정 엄니가 항상 우리 부부한테 하시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