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56

친정에도 가기싫다....2탄


BY 비가오네... 2001-07-30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때부터 항상 자식들을 과소평가하시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다닐때 비행기 승무원이 되고싶다는 뜻을 비췄을때
"스튜어디스하려면 외모도 받쳐줘야 하는데 너는 안되지 않냐"
아빠로 인해 꿈을 포기했죠.

저는 동양화를 참 잘 그렸습니다. 선생님들이 저더러 꼭 미술대학 동양화과에 진학했으면
하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고교시절 제가 미술대학에 진학하고싶다고 했을때 아빠는
"미대가려면 그림을 얼마나 잘 그려야하는데 네가 미대를 간단 말이냐?"
저는 미대를 포기하고 전산과를 택했습니다.

우리여동생 고교시절 전교에서 1~2등했습니다. 당시에 수능 300점이상이면 서울대치의예과 합격이 가능한 점수대였습니다. 제동생 305점 가량 맞았는데 경희 한의대가고싶다고 하자
아버지왈
"310점은 맞아야 서울대 원서나 내볼꺼다. 네 점수론 경희한의대도 어림없다."

어린시절 항상 옆집아이들과 비교당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들보다는 친척아이들을
더 이뻐하셨고 제 친구들을 더 이뻐하셨습니다.
이런 아버지를 이해못하며 성장했습니다.
엄마는 아빠를 원망했죠.
"남의 아이들 이뻐하는것처럼 당신 자식들도 좀 이뻐해보시라"고요..
그러면서 아빠는 남의집딸들이 아빠한테 애교부리는것보시곤 속상해하셨답니다.
우리집딸들은 애교도 저리 없다고요.
무슨일을 하건 맨날 야단만 치셔놓고는..
어린시절
컵에 물을 떠오다가 잘못해 엎질러도 야단, 동생이 갖고놀던 풍선을 실수로 터트려도 야단,
밥먹다가 밥알을 흘려도 야단,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야단, 벌레보고 소리질렀다고 야단,
어른한테 높임말 안썼다고 호되게 야단,
아이들이 실수할수도 있는걸 인정안하고 항상 야단만 맞고 자랐어요.
한번은 공부하랬는데 동생을 업고 비오는밖에 나갔다고 피가 터지게 맞았습니다.
지금도 어린시절의 망령으로 괴로워하고 눈물이 쏟아집니다.

지금은 다시 번듯한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아빠의 딸이 된 기분입니다. 결혼할때도 참 괴로운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친정에 가기가 싫으네요.

사주팔자를 보는곳에서 그러더군요. 친정아버지랑 멀리 떨어져서 지내야 좋은 운명이라고요.
믿고싶진 않지만 아직까지의 생으로 미루어 그말이 맞는것도 같습니다.
8월에나 친정에 가볼까 했는데 그냥 미루렵니다.
그러나 엄마는 너무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