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96

시부모가 미치도록 싫다.


BY 점맘 2001-07-30

토요일이다..

회사갔다가 룰루랄라....집으로 왔다.
주중에 못잔 잠이랑 밀린 집안일을 좀 해보고 밤엔 아기 재워놓고 느긋하게 비디오나 한판....때려야지...

앗참!
병원에 가봐야지...
간염 3차접종에 애기낳고 검진도 안받았는데...오늘은 기어이 가야겠다.
신랑과 아기를 안고 함께 다녀왔다.

이젠 청소를 시작해볼까???

그 순간 전화가 따르릉....

아버님이다.
'어디갔었냐? 저녁먹고 가마'
일방적이다.
지난주도 갔고 지지난주도 갔다.

우린 맞벌이다.
아기는 한달에 엄청난 돈을주고 아줌마를 구했다.
시간제라 내가 조금만 늦으면 그게 바로 돈이다.
그럴땐 도움을 청할수없는 시댁이다.

왜냐....자기들 피곤하니까....

아기도 안봐주신다.

왜냐....힘드니까.....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팍 상한다.
다시'따르릉....'

아가씨다.
시부모 왔냔다.
아직 안왔다고 그랬다.

왜 아직 안왔냔다.(따지듯)

저녁먹고 오신다그랬다.

왜 저녁을 먹고 오시냔다.(또 따지듯)

내가 병원을 갔다와서 이제 연락이 됐다고 그랬다.

그제야 알았다며 '좀있다 간다'그러곤 끊는다.

난 이제까지 시누집에 시집오고 딱한번 갔다.

큰시누 집은 한번도 못갔다.

왜냐.....자기들 맞벌이라 바쁘고 힘드니까....

시부모가 왔다.

며칠후가 백일이라 잔치를 하잔다.

용기를 내어 '어머니 제가 너무 바빠 기냥 떡 좀 돌리고 미역국만 끓이고 사진 찍고 끝낼랍니다.그리고 반지도 생략해요...'그랬다.
사실 회사끝나면 7시쯤....친정식구들을 저녁한끼 먹자고 올라오라 그렬려니....영....
아기데리고 식당에서 간단히 한다쳐도 즐거운 백일날 어른만 신났지 울아기는 고생할게 뻔한데다 집에서 한다고???그건 엄두도 안난다....

어머니...식구끼리 먹을려고 했는데....하며 서운해 하신다.
순간 약간 죄송...
그러시며 어쩌구 저쩌구 하시는데 그말인 즉슨 여기서 '식구'란 시댁 식구만을 얘기하는것이었다.

울식구는 울아기의 식구가 아니었다.

아!!!끓는속....

그동안 결혼때부터 물질적,정신적인 도움은 죄다 친정의 몫이었다.
그럴땐 정말 뻔히 보이게 꽁무니를 빼고 울 친정 돈을 탐내는 속내가 보인다.
결혼당시 전세집부터 임신때 직장다니느라 힘든 나의 밑반찬, 울아기낳고 산후조리까지 암을 앓고계신 엄마의 몫이었다.

근데 이제와 매주 나의 잠깐의 휴식마저 뺏아가다니....

이쁘다고 쭉쭉빠는데 당장 울 아기 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정말 소름끼치게 싫었다.

마치 내가 친정에서 받은 재료로 열심히 정성들여 만든 요리를 입만달고와서 뺏어가는 것같다.

일요일 아침 또 전화가 왔다.

또 온단다.

신랑이 억지로 말렸다.

간만에 낮잠을 잤다.

속상한 맘에 낮술을 마시고 마침 우유먹고자는 아기를 끼고 푹잤다.

증오스럽다.

소름끼친다.

그렇지만 평생을 봐야한다.

상담이라도 받으면 나아질까??

정말 미칠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