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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싫고,남편도 싫고


BY 속상해 2001-07-30

오늘 무지 덥슴다.
가만히 있어도 왕짜증이 나는 날임다.
내 나이 41임다.

오늘 카레를 했슴다.
남편은 카레를 저녁으로 주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슴다.
결혼생활 13년동안 저녁에 카레를 준건 다섯손가락 안에 있슴다.
그래도 오늘 카레를 줬슴다.
퇴근해 들어오면서 인상이 별로였슴다.
저녁으로 카레를 주기 때문에 눈치를 살피며
카레를 줬슴다.
제 남편 첫숟가락 뜨더니 젖가락을 거의 내동댕이
치다시피 상에 놨슴다.
난 눈치보며 뭐 저런 인간이 있누??생각했슴다.
얼른 저녁을 먹더니 티비보러 갔슴다...남편이

딸이 식탁에 와서 앉았슴다.
아빠가 남긴 카레속에 고기를 보더니
"엄마 나 이거 먹으면 안돼?" 했슴다
(참고로 울집 아들 딸이 고기를 엄청 좋아함다)
"그래.....너 먹어" 했슴다.
딸이 수저를 챙겨서 먹더니
"엄마! 아빠 젖가락 이걸루 줬어?"하고 물었슴다.
"그래...왜?" 하고 대답했슴다.
"엄마 이거보세요..아빠 젖가락이 이상해요""했슴다.
내가 자세히 봤슴다
아~~~~~~~!!!!!!
뭐 이런일이~~!!! 쯧쯧쯧
남편한테 챙겨줬던 젖가락이 글쎄
한짝은 울 딸 도시락에 넣는 짧은 젖가락
한짝은 요즘 쓰지 않는 은수저에 시커먼 때가 낀 젖가락
아~~~!!
정말 왕짜증임다.
내가 챙길때는 분명히 그게 아니었는데

내 자신이 정말 싫슴다.
왜 이럴까???

한번은 남편 왈....
요즘 치솔을 살펴가며 써라...했슴다.
"왜?"
"니가 가끔 내걸 쓰잖아" 했슴다.
난 아니라고 바락바락 우겻슴다
아무리 남편이지만 치솔을 어케 쓰느냐구..

어느날
난 깜짝 놀랬슴다.
분명히 내가 잡을땐 내것이었는데
살펴보니 남편 치솔로 박박 양치를 하고 있었슴다...내가

나이가 들면서
왜 이런지 몰겠슴다...슬픔다
울 남편...내가 오늘 식탁에서 실수한건
그냥......젖가락 바꿔줘...햇음 될걸
왜 그리 말도 없이 짜증을 내는지
울 신랑도 밉고 나도 밉슴다......정말

평소엔 대화도 잘 하는데.....역쉬
더운 날이기 때문인것 같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