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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살면 좋을지.......


BY 그러게여 2001-07-30

아무리 체념을 할려구 해도 내 인생이 넘 허무해서 그럴수가 없슴돠.
저 이제 28세 먹었슴돠. 헌데 정말 세상 살기가 싫어서 미치겠네여.
울 신랑이 어제 저보고 나가랍니다. 애들 보기 그렇게 힘들면 나가서 하고 싶은일 맘대로 해가면서 살랍니다.
애보는거 힘들죠? 그쵸? 연년생으로 열두달 차이도 안나는 남매. 큰애가 이제 두돌되었구, 하루 종일 집안일 해도 해도 끝이 없고 기저귀 아낀다구 둘다 밤에만 채워놓습니다. 울 큰애 동생을 넘 일찍 봐선지 아직두 어리광만 늡니다. 불쌍하죠, 엄마가 동생땜시 잘돌보지도 못하구. 저 울 큰애땜시 많이도 웁니다. 그냥 미안해서여. 아직 어린데 누나 노릇하라고 야단을 치는 제 자신이 넘 미안해서여.
울 신랑 자기 졸리면 저 다른일하고 있어도 애 안보고 자뻐립니다.
애가 똥을 싸서 온집안을 난리를 치며 다녀도 아랑곳 안함서 잠만 열심히 잡니다.
돈을 많이 벌어다 주면 저 피곤해서 그러겠거니 합니다.
일년에 반을 놀다시피하고 성격이 자기밖에 모르는 독불입니다.
처녀땐 저 무지하게 ?아다님서 별 아양 다 떨더니 제가 속았나봅니다.
넘 힘든데 친정엄마도 안계셔서 더 슬픕니다.
엄마라도 살아계셨으면 위안이라도 될텐데..........
저 무지 고생 많이 하고 자랐거든요. 그래서 신랑하고 결혼할때 더 이상 고생하고 싶지 않다고 못박아 놓았는데 울 신랑 저러구 삽니다.
결혼을 돌파구로 착각하고 한건 아닙니다. 신랑한테 끌려댕기다가 여기까지 온건데 저보고 나가라니 .............
돈 안벌구 거의 일년을 놀때도 저 한마디도 안했슴돠. 마음 다칠까봐서.........
그런데 자기가 죽어살았답니다. 저한테서.......흑
어제는 정말 나가버리고 싶었습니다. 헌데 애둘 놔두고 나가라는군요.
아무것도 바라는거 없지만 그래도 내 자식은 챙기고 싶습니다.
뭘해먹건 그래도 저 이쁜것들 절대 못버리고 포기 못합니다.
울 시어머니 돈 싸질머 지고 사셔도 땡전 한푼 없슴돠.
바라는거 무지 많으신 분임돠. 제가 맞벌이 할때는 엄청 갖다 받쳤죠. 헌데 고마운 기색 절대 없어요. 그러려니. 뭘 사면 최고 좋은걸 사야된다고 하시는 그런분이죠.
결혼식이고 뭐고 돈한푼 안받고 울 신랑이랑 일년 열심히 벌어서 둘이 다 했습니다. 그래도 장하단 말씀 없이 그러려니........
제가 바보죠. 그 돈 아꼈으면 지금 이러고 살지 않았을 텐데.........그런 시어머니께 애들 어떻게 맏깁니까? 대놓고 애들 나두고 나가면 갔다버린다고 하신분인데........ 돈 아끼느라고 옷 한벌 제대로 사입히실 분 아닌데, 아파도 병원 챙겨서 데려가주실분 아닌데........ 오죽하면 동네에서 내놓고 뒷다마들 하겠어요. 눈에 다 보이는데 내 이쁜 새끼들 절대 못줍니다.
님들 다들 이렇게 산다는 말, 이젠 정말 지겹습니다. 위안 절대 안되는걸 어떻합니까.
망설이고 있슴돠. 애보는거 힘들다구 신랑한테 말 한마디 한게 나가라는 말까지 들어야 되는지..........
헤어질수 있을때 정말 헤어져야 하는지........
퇴직금이며 보험이며 비상금까지 저 인간 놀때마다 다 써버리고 없슴돠. 몸도 애둘 낳고 몸조리 못해서 삐그덕 거리고 매일 아파서 픽픽도는데 저 인간 그런거 알기나 할지.
금쪽같은 내 새끼들 버리고 산다는 생각! 꿈앤들 없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이마에 뽀뽀해주면서 나가더군요.
속으로 " 병주고 약주고 가지가지 한다" 생각했죠.
전화해서는 밥먹었냐? 기분이 왜 그러냐 합니다. 바보 아닌가?
안풀립니다. 어쩌면 좋을지이..............
울 딸 오늘이 두돌입니다.
해서 어제 나가라는 말 듣고도 못나갔습니다.
내가 왜 나가냐고 오빠가 나가라고 소리질러 버리고 하루 종일 울고 오늘도 울고..............
이런 소리 첨으로 듣자니 가슴이 넘 아프고 충격이 큽니다.
비오는 것도 왜이리 궁상맞아 보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