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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어요.


BY 지친이.. 2001-07-31

전 남편과 9년차이가 나요
전 지금 30 신랑은 39
정말 나이차이 무시 못하겠네요
성격차이도.
같이 할만한것이 없어요.
남편직업상 맨날 접대다 골프다 뭐다.
가족과 있는날은 결혼 6년동안 손에 꼽을 정도...
딸이 둘 있는데 그동안 아이들 기저귀 갈아준건 네번정도
우유탄건 2번 목욕시킨건 10번안에
나혼자 하다하다 지쳐서 좀 도와달라고 하면 밖에서 일하고 들어온 사람 피곤한데 집에서 까지 일 시키냐 하더군요
그러면서 주말이면 골프치러가고 맛있는음식먹으로 가고...
나와 우리 두 딸들은 아파트 베란다 사이로 야외가는 가족들 보며 눈물을 삼키고 있죠..
5남 1녀중에 전 제일 막내 며느리... 우리 시댁 제 바로 앞동에 사십니다.저 결혼하기 전부터 아버님 치매에 중풍으로 쓰러지셔 반신불구 되었을때 이제 막 결혼한 새댁이 그것도 시아버님 대소변 다 받아내도 우리 신랑 며느리면 그정도는 당연지사 그러면서도 저는 바로 앞동에 사는데도 일년에 제사때 그리고 한 몇번 그러면서 저보고는 가서 밥해드려라 청소해 드려라 등등.....
너무나 외롭고 지쳐서 친구집에 가 술먹고 새벽에 들어오니
불결하다며 저리 가라고 하더군요. 밖에서 무슨짓을 하고 왔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그러면서 서로 편하게 살자고 하더군요 너는 너대로 재미있게 살고 자기는 자기대로 재미있게 살테니 간섭하지 말자고 대신 아이들 때문에 이혼은 안되고 잠은 집에서 자자고.
그러면 저는 6년동안 거의 새벽에 들어온 남편한테 뭐라고 해야할까요
나도 구역질난다. 불결하고 더럽다할까요 그것만으로는 안되겠지요.
대학 막 졸업하고 직장생활 1년 조금 넘게 한 뭘모르고 세상물정 아직 모르는 저 인간성 착하다고 주위에서 다들 칭찬하기에 자기 아버지누워계시는데 다른 며느리들 다 나 몰라라 하니 순진하고 성질 별로 없고 군말없이 고분고분하게 말 잘 들을 여자 하나 꼬셔 자기집 하녀로 데려왔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애 둘 낳은 저보고 허벅지보면 무섭다 허리도 무섭다 살좀 빼라 옷도 치마정장으로 좀 입어라 등등 하네요. 아이키우면서 아이데리고 가면서 자기가 아이들 챙기지도 않으면서 치마정장에 힐신고 가라고 하네요
저 163. 58kg입니다. 얼굴 다들 이쁘다고 합니다.
맨날 술집 접대부들하고만 지내니 자기 와이프도 술집접대부처럼 되길 원하나 보네요
이번 여름 휴가 일주일 내더니 자기 혼자 다른 사람들과 태국여행 갔다 오더군요...
인간일까요.......
왜 결혼은 했나 모르겠습니다. 가족이 있는데도 총각때처럼 살고 싶어합니다.
저도 이젠 지쳐갑니다.
저 아직도 제 남편 많이 사랑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럼 마음을 닫으려고 합니다. 제가살면서 받은 상처 그대로 남편에게 돌려주고나면 그때문 두말없이 뒤돌아설렵니다. 아이들문제도 미련 없습니다. 아마 평생을 가슴아파하면서 그리워 하면서 살겠지요 하지만 제가 그 짧은 6년동안에 받은 상처에 비하면 그거 하나 이기지 못하겠습니까
하지만 애들이 커서 엄마를 찾아오면 그때는 받아들이렵니다. 혈육이란게 쉽게 끊어질 일이 아니지요.......
이제 겨우 저 서른입니다. 이 어린 나이에 이런 상처를 겪어야 할까요...
마음은 50대 같습니다.
제 자신을 추스리고 자신감을회복해야겠지요..
여기에 올라온 많은 글들을 보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또 이글을 올리기 까지 무척이나 고만 많이 했습니다. 어쩌면 나의 이런것은 저 사람들에비하면 사치가 아닐까 하고....
하지만 사람들이 다 다르듯이 삶의 고통도 다르겠지요
주관적인것보다 객관적인 눈으로 봐주세요..여자로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