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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까요?흑흑흑


BY 흑흑녀 2001-07-31

어떻게 살아갈까요?
생각만 해도 힘이 빠지네요.

남편이 공무원을 하다가,무슨일로 그만 두었어요.
술은 좋아하지만..착하고...업무능력 뛰어나고...
상사나 부하직원들 한테 항상 인정 받은 사람이었지요.

그런데...그런데...
뜻하지 않은일로...한 직원의 실수로...연대 책임이란 명분하에...
여러 직원들이 퇴직금도 못 받고 그만 두어야 하는 아픔을 겪었어요.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년동안...어떤것을 할까 궁리만 하다가..아무것도 못하고 지금 이렇게 있답니다.

평소에...주위 사람들에게도 베풀고 친척들에게도 베풀고 하는 마음씨 좋은 남편이었는데...

항상 바빠서...아침에 출근하면...밤 12시가 넘어야 퇴근을 하는 항상 바쁜 나날이었지요..남편은.....
정말로 얼굴도 보기 힘든 남편이었는데...

일년 가까이 놀고 있으니까...
남편과 난 짜증만 늘어...자주 싸운답니다.

대책없이 저렇게 있는 남편이 한없이 무능해 보이다가도...
실은 밑천이 없어서...

공무언 하는 동안 알뜰히 살뜰히 모아둔 돈은 정말이지...
가계 하나 낼려니까...그돈은 돈도 아니더라구요.

어디 직장을 가고 싶어도 나이가 많은지라...
봉급이 다들 우리 생활비도 못 미치는 자리이라서...

남편이 좋은 자리 있을때는 그렇게 굽신거리든 사람들이 언제 봤냐고 하더군요.
세상 인심 참 무섭더군요.
물론 안 그러고 진심으로 우리를 위해 주는 사람들도 많지만요.

남편은 입 달린 사람들은 다들 좋다고 했답니다.
저런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냐고 할 정도로...

그런데...
그런데...
우리 부부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을까요?

아이들은 사춘기에다 교육비는 많이들고...
정말 어려운 이때에 직장을 놓치고...
정말 우울증이 오는것 같습니다.
세상에 저를 가두고 싶군요.

여기 저기 오라는데는 있지만...한달 생활비도 안 되는 봉급이라...
남편은 어떻게든 장사를 해보려고 한답니다.
그래야 우리 가족이 한달 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요.

20년 가까이 공무원만 했던지라...
뭘 할수 있을지...
막막 합니다.

앞으로 저의 가족이 전처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항상 당당하던 남편이 참으로 불쌍합니다.

어렸을때부터 고생만 고생만 했던 사람이라서 더더욱...

고생을 모르고 살았던 저도...
각오는 돼 있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이...
우리 앞날엔...환한 태양이 비추기를...
염치없지만..하느님께..기도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