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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할머니가 싫다.


BY 첫손녀 2001-08-03

내겐 친정할머니가 계신다.
보통 할머니에 대한정은 부모에 대한 정보다 더 깊고 따뜻하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아니 우리 딸들은 아니다.
엄마가 넘 불쌍하다. 딸만 낳앗다고 뭐 궂이 말하지않아도될 그런 구박들 엄청 받는다.
내가 결혼하고 아이둘을 낳은 지금도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시다.
내가 중학교때 엄마 귀싸대기날리고 발로 엄마배차고 방망이로 막 때려서
병원에도 가고 귀까지 찢어지셨다. 지금도 그 흉은 남아잇다.
이를갈며 저 늙은이 죽여버리겟다고까지 생각햇었다.
그러나 고운정은 눈꼽만큼도 없지만 일흔일곱이 돼신 할머니를 뵈면 조금은 불쌍하단생각이 든다. 지금도 말로 정없기는 마찬가지다. 몇일전 비가많이내려 전화를 햇다.
그러나 거긴 비는안오고 날이 더워죽겄단다. 엄마아빤 어디 가셧냐 물엇다.
할머니 하시는말, 뭐흐긴 , 쳐묵고 놀고 자빠져잔다. 항상 이런식의 말이다.
그냥 코웃음치고 알았다하고 끊었다. 한참 사춘기때 할머니 그런모습에 대든적이잇다.
동생들도 한두번씩은 인간답지않은 모습에 대들엇엇다. 그럴땐 다시 엄마에게 분이 돌아간다. 그리고 동네방네 소문을 낸다. 우리집 잘난 손주년들이 할매한테 대든다네.....하고
고추하나도 못달고나온것들이........ 대가리를 쪼개버릴년들이라는 욕을 또 해댔다.
직장다니는 동생 어쩌다 전화해 할머니가 받으면 그냥 끊어버린단다. 바쁜일 아니면.......
나두 가끔 그런다. 근데 전화도 꼭 할머니가 받는다. 안방도 당신이 쓰신다. 소리도 잘 못들이시면서 꼭 오는전화는 어디서 누구한테 온건지 확인한다. 오늘은 동생이 그런다.
딴집가서 압력솥밥이라고 먹으면 맛만있더구만, 니가헌밥은 맛이 없다고...... 요밥주지말고
밥솥밥달라는데 꼭 맛도없는 밥준다고 그러신단다. 그저 아들하나 못낳았다는 이유하나로
오십이돼도 어디 제대로 외출도 못하신다. 바로 아랫마을이 엄마친정이지만, 1년에 두 번가신다. 외할머니와 할머니 많이 싸우셨다. 사둔이고 뭐고없다. 똑같이 욕해댄다.
난 입에 담기싫은 욕, 추한 욕들.......
나도 국어책속에 나오는 포근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남았으면 좋겟다.
엄마아빠에게 혼나면 데리고가서 부지깽이로 더 때리는 할머니말고 숨겨논사탕하나주는 할머니........ 된장한통 쌀한포대 삼촌들, 고모에게 주는 것 좋다. 그러나 내가 모르게 줬음좋겟다. 고생은 엄마, 아빠가하고 할머니몰래 쌀한포대 받아야하는 그런 슬픈맘,,,,,
용돈조금준다고 썩을년들이라고 욕하지않을 할머니, 만원한장찔러주며 차비보태라고 해줄수
있는 그런 할머니가 있었음 좋겟다. 적당히 사셧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셧음 좋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