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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2


BY 넋두리 2001-08-03

오늘도 남편은 병원에 갈려고 집을 일찍 나섭니다.
뭐가 그리도 심통이 났는지 말도없이 혼자 중얼거리고 나가는군요.
시어머니가 허리수술로 입원을 해서 여태 계속 병원에 다니느라 바빴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정성스럽게 병간호 한것 같아요.
저희 시어머니는 엄살이 너무 심해 염치도 없이 여기 주물러라 저기 주물러라 난리더군요. 덕분에 저는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플정도이고 집에오면 녹초가 되어버린답니다. 제가 그리 지극정성이니 시어머니도 저에게 마음을 조금 여셨는지 수고한다고 한마디 던지더군요.
남편또한 자기 엄마에게 잘하니 고맙다면서 감동을 하더군요.
일은 어제 터졌습니다.
시누가 여태 수고했으니 어제하루는 쉬라면서 병원에 안와도 된다고 하더군요. 속으론 기분이 좋으면서 그래도 그럴수 있나 싶어 저녁때쯤 잠시 병원 들렸다 오자 그랬죠. 하지만 어제 결국 병원엔 안갔습니다.
저희 남편이 오늘 하루는 나를 위해 보내야 된다며, 바람쐬러 가자고 하더구요. 아무래도 올해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할것 같아서, 바다에
가자고 했습니다. 첨엔 그냥 바람쐬러 갈려고 했는데, 바닷물에서 신나게 노는 사람들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는게 왠지 서글퍼 지더군요. 이게 뭐야...결혼하고 첫 휴가인데, 시어머니 병수발로 꿈같은 신혼생활을 포기한지 오래고 그나마 휴가까지 이렇게 보내야 된다는게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남편에게 투덜투덜 ?營윱求? 날씨도 더운데다 제가 투덜되니 남편또한 얼마나 짜증이 났겠습니까?
그래도 거기까진 괜찮았습니다. 시누집에가서 일은 터졌죠.
시누딸 생일이라 케?葯欲?집에 갔더니 시누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안아 보이더군요. 저희는 어제 병원에 안갔지만, 자기는 병원에 갔다왔거든요. 내앞에서 생색도 내고 싶고, 어제 자기네들끼리 나에 대한 험담을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남편을 보고는 요즘 너 신경많이 쓰는가보다 하면서 안스러운듯 쳐다보더군요.
뭔가 저에게 말하고 싶은데 직접적으로 말은 못하겠고 말을 돌려서 얘길 하는데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말을 이해못하겠습니까?
더구나 제가 사간 아이스크림 케?揚?다시 싸주면서, 우리 동생은 단것 많이 먹으면 안되니 네가 다 먹어라 하길래, 저희 남편은 몸생각해서 단것 먹으면 안되고 저는 많이 먹어도 되는가봐요 하고 웃으면서 얘길했죠.
너무 구질구질하게 얘길 한것 같은데, 저는 단 하루의 휴가도 아닌 휴가를 보낸것이 이리 잘못된것 인가 싶어, 제남편에게 시댁식구 험담을 하면서 투덜?瑩? 물론 시댁식구 욕한건 잘못된건 알지만, 너무 화가났습니다. 남편은 기분이 상했는지 애꿎은 바가지를 산산조각 내어 버리고 저는 너무 기가막혀 눈물만 나오더군요.
오늘 병원에 가면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어제 뭐했니 하면서 비꼬듯이 물을것입니다. 자기들이 쉬라고 해서 쉬었더니 막상 병원에 안가니 심술보가 터졌나봅니다.
어머니가 퇴원해도 병수발때문에 한달은 꼬박 시댁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것도 제가 자청해서 하는게 아니라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시어머니가 그래라 한겁니다.
시댁은 양심이 없는가 봅니다. 남의 귀한딸 데리고 왔으면 정성껏 키우지 못할망정 식모처럼 부려먹기만 하고, 며느리는 힘든것도 모르는줄 알고 이일저일 다시키고...며느리가 죄인입니까?
아...말을해도 정말 끝이 없습니다. 뭔가 할말은 많은데, 이렇게 긴 글을 쓰고도 뭔가 응어리가 지고 가슴이 답답하군요.
세상이 비관적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우울증에 걸린것 같아요.
이일저일 다 귀찮고 사람도 싫어지고, 그냥 혼자 있고 싶군요.
병원에 가기 싫습니다...정말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