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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이란 나에게 뭘까


BY 이민 2001-08-03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이 코너의 글들의 주된 주제들이 여전히 시집과의 갈등이군요.
제 고민역시 역시 변하지 않았어요.

제 성격이 이상한건지 저 한번 시댁이 싫어지니까 진심으로 시집식구들을 대하기가 싫어져요. 아니 불가능하단 말이 어울릴까요?

남편과 어머님의 관계는 분명 일반 모자간 이상의 무엇이 있습니다.
딸둘에 아들 하나를 두신 어머님은 아버님과 사이가 안 좋으시기에 더더욱 아들에 집착하시는 것 같습니다. 남편도 마치 자기 아버지로부터 자기 엄마를 지키려는 듯이 행동하고 아버님께 사사건건 반대합니다.

시모는 남편 앞에서 마치 수줍은 소녀처럼 행동합니다. 여자로 행동합니다. 도저희 전 흉내도 못내겠습니다. 식구들은 워낙에 그 분위기에 익숙한거 같지만 전 정말 그럴때마다 미칠것 같습니다. 마치 제가 무슨 남편 첩쯤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집으로 돌아올때는 마치 본처에게서 남자를 뺏어오는 것같은 되먹지 않은 기분이고 보내는 시모도 정말 그런 얼굴이더군요.
이런 일이 워낙에 늘상 있는 일이라 새삼스레 이제와서 못견디겠다고 터뜨리기도 참 뭐하더군요. 그리도 저만 그런걸 이상하게 생각하니까요.

시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고 그 사람들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은 잘 아물지 않더군요.

그래도 시누이들과 시모는 나만 보면 늘 시집 잘갔다고 하더군요. 말도 안되는 남편의 장점들을 대가면서... 제가 남편이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용기를 내서 말해도 아니라고 합니다. 정작 당사자인 내가 아니라고 하는데... 정말 못말리는 사람들이지요.

아이가 생기지 않아 병원에 가보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직장 생활 하면서 3년간 빠지지 않고 토요일 마다 가서 일요일 밤에 오는걸 이주에 한번으로 바꿨는데요, 점점 더 가기 싫어집니다. 얼굴도 마주하기가 싫어요. 전 그냥 무조건 싫은게 아니예요.

남들처럼 무슨 돈 문제나 가사노동문제 등등 일반적인 상황으로 인한 갈등, 아니 저혼자 괴로워하니 갈등이 아니겠죠, 하여간 이런 특이한 경우의 정신적 고통은 뭐라 대놓고 말을 할수도 없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마음만 괴롭습니다.

그 미묘한 감정을 느껴 보지 않고는 그저 모자간에 지극히 사이가 좋은 거니까요.

결론적으로 전 이지옥에서 도망치려면 이혼을 하든가 이민을 가든가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이혼을 하자니 우리 부모께 넘 죄송하고 이민은 남편이 생각도 않합니다. 자기 애인을 두고 갈수가 없겠죠.

혹시 저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거나 경험이 있으신 분들 조언좀 해 주세요. 해결 방법은 정말 이혼밖에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