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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행복해!!


BY 소나무 2001-08-05

나는 지금 서른둘의 천사를 닮은 두아이의 엄마다.
남편은 지금 부재중이다.
다름아닌 수감생활중.....
얼마전 재판에서 2년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준비중이다.
모든 준비는 시동생이 맡고 있다.
그러나 난 항소따위는 사실 관심없다.
죄를 지었으면 처벌을 받아야하는건 당연한 절차일터...
어쩔수 없는 불가항력의 일도 아닌 순수한 자의에 의한 법질서를
어지럽혔으니....
항소를 한다해도 집행유예로 나온다는건 쉬운일이 아니라는걸
안다.
그래서 난 취업을 준비중이다.
우리 사랑스런 아이들과 나의 생계를 위해서....
준비중이라기 보다는 여기 저기 발로 뛰며 알아보는 중이다.
쉽지 않은 세상이다.
어쩜 그동안의 전업주부로서의 나는 너무나 안일한 삶을 살아온듯
하다.
둘째를 키워놓고는 일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만 막연히 했을뿐,
자신을 위한 어떠한 배움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채 말이다.
그저 단순인력으로서 일밖에 나를 기다리는건 없다.
한번도 엄마곁을 떨어져본적 없는 두돌도 안된 딸아이 또한 걱정이다.
또래에 비해 약하기만하고 여리기만한 딸아이가 놀이방에선
적응하랴...다른 아이들에게 부?볍窩?당햐랴....어린것이 얼마나
안타깝게 엄마를 기다릴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메어온다.
모든것이 지금의 현실이 너무 속상하고 암울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비관하지는 않는다.
비록 죄의 댓가를 치르고 나올 남편이지만 담담하게 애뜻한 맘으로
기다릴것이고,
난 나의 분신같은 아이들도 마땅히 잘 키울것이다.
난 그렇게 씩씩하게 당당하게 누가 보더라도 아픔따위는 없는거 마냥
여보란듯이 잘 해내고 버텨낼것이다.
그러나,
한번씩 나를 휩쓸고 지나가는 무력감에 대해서는
어쩔도리가 없다.
4학년인 아들녀석은 이런 나를 많이 이해해줘 힘을 실어준다.
다시 기운을 차려야겠다.
아이들은 언제봐도 사랑 그 자체다.
난 가끔 주문을 건다.스스로에게....
"그래도 난 행복해!!" 라고 ....
아이들 건강하고,
기다릴 남편이 있으며,
발뻗고 누울 집이 있고,
당장 먹고 살 양식이 있으니말이다.
불현듯,
나에게 이런 긍정적인 사고와 낙천성을 갖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일렁인다.
세상의 모든슬픔을 짊어진것 같은 우리 아픈 어머니들
모두 모두 힘내시고,
다시 도약하시기 바랍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