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아픈 사연이 많은 이곳에 감히 고민이랍시고 제 얘기를 늘어 놓기가 뭣해서 몇 번이나 망설였더랬습니다. 허리가 꼬부라질 정도로 힘든 사연을 갖고 계신 분들 앞에 별 것도 아닌 일로 엄살을 떠는 걸로 보일까 걱정이 돼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남들이 뭐라건 간에 여하튼 제게는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털이 뽑힐 정도로 답답한 문제이기에 조언을 좀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희 시부모님은 사이가 안 좋으세요. 하루이틀 되신 것도 아니고, 또 사소한 문제로 그리 되신 것도 아니라서 사실 이젠 두 분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싶어요.

제가 결혼하고, 그래도 몇 년간은 좀 괜찮은 듯 싶었어요. 각 방을 쓰시고, 두 분이 거의 대화가 없으시긴 했어도 그래도 지금보다는 나았지요. 그러나 언제부턴가 두 분 사이에서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더욱더 차가워지고 냉랭해진 분위기를 말입니다.

사실 문제는......................
바로 이로 인한 문제랍니다.

저희는 지금 따로 분가를 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년 쯤 남편직장에서 타지방으로 발령이 날 수도 있는데 그 타지방이라는 곳이 바로 시집 근처입니다. 이렇게 되면 저희가 시집에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가 고민이 됩니다. 1,2년 발령받아 사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이번 발령이 최종발령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 되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함께 살면 두 분 사이가 그래도 좀 나을까 싶은 생각에 살림을 합치는 생각을 안 해 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여느, 보통의 시집에도 들어가 살기 힘들다를 연발하는 게 시집살이인데 두 분 사이가 좋지도 않은 시집에 들어가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게다가 전 시아버님이 무척이나 어렵고, 두려워요. 제게는 말씀 한 자리 없으시고, 어쩌다 한 말씀 하시면 항상 쥐어박듯이 말씀하시니 전 아버님 앞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 버리지요. 그리고 하나에서 열까지 시중을 들어드려야 할 정도로 손하나 까딱하지 않으시는 아버님을 위해 마치 1분 대기조로 지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구요.

여리신 어머님을 생각하면 맘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맘고생할 걸 생각하면 시집에 들어가서 살고 싶지 않아요. 이기적이라고 할 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시집과 살림을 합치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가깝더래도 꼭 분가를 해서 사는 것이 나을까요?
가르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