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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이혼후


BY 이혼녀 2001-08-06

남편과 저는 결혼 10년만에 이혼을 했습니다
이혼한 이유가 좀 황당하지만요 전 제 결정에 후회를 하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아주 평탄한 결혼을 했습니다 반대하는 분도 없었구요
좀 싱겁기는 했지만 행복했습니다
남편은 절 너무도 사랑해 줬습니다 자상하고 따듯한 남자였지요
결혼에 대한 환상을 한건 아니었지만 오히려 결혼을 하고 난후 환상을 같게 되었지요 그만큼 남편은 너무도 잘해줬어요
시간이 날때마다 여행을 다녔고 먹고 싶은게 있다면 먼곳이라도 데려가서 먹였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절 쳐다보는 눈이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친구들 조차 부러워 하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결혼 몇년동안은 제가 정말로 왕비가 된 그런 기분이더군요
하지만 결혼은 둘만의 결혼이 아니란 말이 실감이 나게 되었지요
바로 시어머니 때문에요
시어머니도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전 힘들었어요
자꾸 제 인생에 끼어드는 것도 싫었구요
착하고 자상한 얼굴을 하고 계시면서 뒤로는 무서운 말을 하는 분이었어요 소름끼칠 정도로요 겉으로는 저에게 딸보다 널 더 위한다는 말씀도 하시곤 했어요 하지만 전 그분이 싫습니다
그분에 대한 사랑도 느끼질 못하겠구요 이중성을 가진 그분이 너무도 싫어 많은 갈등도 겪었답니다
남편과 이혼을 하고 싶었지만 시어머니 때문에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게 정말로 멍청한 판단 같았어요
그래서 전 남편을 위해서 살겠다 생각 했지요
하지만 어머니는 우리 사이를 서서히 갈라 놓기 시작했어요
평생 처음으로 남편에게 폭력을 당해야 했습니다
어디 폭력 뿐입니까 그는 나에게 들어보지도 못한 폭언까지 하더군요
남편의 어디에서 그런모습이 숨어있었는지 전 상상도 못했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더군요
남편이 아직도 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압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어요 그리고 어머니가 있는한 우린 행복할수가 없다는걸 난 알았씁니다
이러다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게 되겠지요
겁이 났습니다 남편을 잃는다는 것보다 더 무서운건 그를 증오하고 어찌할수 없을 정도로 미워질까 더 두려웠습니다

어느 정도 세월이 흘렀건만 우린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어요
그도 나도 무의식 속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난 안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결정을 내렸씁니다
이혼을 해야 겠다구요 그는 울며 매달리더군요
하지만 결론은 이미 나 있었던 겁니다
난 어머니를 이길수 없습니다 그만큼 나약하기도 하구요
글구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어머님은 남편에게 저하고 이혼하라고 했더군요 정말 무서운 분이지요
자식이 그토록 사랑하는 여자를 어떻게 자신의 욕심에 채워지지 않는다고 그러실수가 있는지...
결국 우린 이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 너무도 평온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를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절 너무도 행복하게 했구요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산다는 불행을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남편이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헤어진 후에 남편의 행복을 빌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예요
세월이 더 흘렀다면 제 마음에는 증오만이 남아있을 거예요
전 이제 새출발을 하려 합니다
험난한 앞길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내 몫이라 생각하고 헤쳐 나갈거예요
아무리 힘들어도 그때만큼 힘든일은 없을거 같아요
여러분도 행복하시구요
항상 현명한 어머니 아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