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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 오빠를 보며...


BY 밉다미워 2001-08-07

지금 엄마의 울먹한 목소리를 듣고 나니 속이 상해 미칠 지경이다. 아들의 계속되는 퉁박으로 인해 엄마는 맘상해하신다. 그래도 엄마속으로 낳은 자식이라 끝까지 당신 잘못이라고 날 이해시키려는 엄마를 보니 정말 한숨만 나온다. 젊어서는 월급쟁이 아빠의 적은 월급으로 1남3녀를 키우시느라 정말 허리가 휠정도로 생활하시고 이제 모두 결혼시켜 손주도 보셨건만 아들의 잘못된 말들로 인해 가슴에 대못을 치는 아픔을 당하시니 막내인 내가 정말 두고 볼 수가 없다. 나도 효녀는 아니지만 난 결혼해서 아이 낳아 키워보니 그동안 부모님께 잘못하고 살았다는 생각에 지금은 해드릴 수 있으면 모든 해드릴려고 노력한다. 그치만 울오빠는 갈 수록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르고 있다. 이제는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막말을 한다. 그것도 며느리가 있는 곳에서 앞뒤 안가리고....엄마는 얼마전 출산한 며느리 생각해서 오빠집에 가서 가정부처럼 집안일이며 식사차리는 일까지 모두 하셨는데 그 뒤에 돌아오는 말은 엄마는 무식하다는 말이다. 이제껏 아들 하나라고 공들여 잘키웠는데 결혼하더니 자기 마누라밖에 보이는게 없나보다. 관절염으로 한쪽 다리가 구부러지지않아 겨우겨우 걸어다니시는 엄마,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아 나무젓가락처럼 삐쩍 마른 아버지를 위해 한푼도 아니, 따뜻한 말한마디도 없더니, 지금은 자기 마누라 애낳았다고 손에 물도 묻히면 안되고 일도 하면 안된다고 난리다. 그러면서 자기 마누라 줄려고 이것저것 장을 봐와서 엄마보고 미역국을 끓여 달라고 난리다. 또 몸보신 해야된다고 사골국을 끓여달라고 했단다. 정말 기가 막혀서...그래서 내가 엄마보고 절대 해주지 말라고 했다. 이제껏 올케언니가 부모님께 한 행동들도 괘씸하고 오빠가 정떨어지게 구는것도 싫어서 오빠집에 가지도 말고 일절 상대도 하지말라고 했다. 그런 자식은 안보면 그만이라고...
부모, 자식간의 정이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너무 화가 나서 오빠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그런식으로 부모한테 막 할거면 안보이는데 가서 살라고, 너를 키운 엄마가 무식하다면 안보면 그만이니 살아지라고. 마누라 앞에서 자기 부모를 어떻게 그렇게 철저히 무시할 수가 있냐고, 며느리야 피한방울 안섞인 사람이니 그렇다쳐도 넌 낳아준 부모인데 그럴 수가 있냐고, 네가 그러면 니 자식한테 너도 똑같은 아니, 그보다 더한 꼴 당할거라고...이렇게 아주 악담을 하고 끊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오빠라는 소리도 하기 싫었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참 씁쓸하더군요. 정말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않았는데... 오빠와 올케언니가 결혼하고 2년동안 집안에 하는 행동들을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이젠 부모님이 말려도 내성질대로 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악담을 하고 말았습니다. 올케언니하고는 상대도 하기싫어 그곳엔 전화도 하지 않았어요. 세상에 시어머니 시집살이시키는 며느리가 있다는 말만 들었지 정말로 우리 올케언니가 그럴거라고는 상상도 안했습니다. 근데 아버지도 너무 착하시고 엄마도 큰소리 한번 안치시니 올케언니가 너무 만만하게 봤나봅니다. 부모님들은 그래도 하나뿐인 며느리고 일찍 친정엄마를 떠나보내고 고생하며 컸다고 매번 감싸주고 따뜻하게 대해 주셨는데 이런식으로 배신을 하다니 정말 사람속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나도 같은 며느리의 입장이라 여러모로 이해하려했고 엄마가 서운해하셔도 원래 다 그렇다고 엄마를 이해시켰는데 이제는 더 이상 못참겠더라구요. 사람이 그렇게까지 인정을 베풀었으면 고맙게 생각해야 되는데 이건 당연할걸로 알고 오히려 큰소리치고 더 많은것을 받으려하니 자기가 무슨 왕비도 아니고...애낳은지 한달도 더 지났는데 시어머니를 가정부 부리듯하니 어느 누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이번일도 사실 별거 아닌일인데 엄마를 마구 무시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아니, 애기 목욕을 아침에 하면 안되겠냐는 한마디가 뭐그리 잘못됐다고 올케언니는 도끼같은 눈을 뜨고 오빠를 쳐다보다 나가고 오빠는 그 뒤를 이어 엄마에게 엄마는 무식하다고 모르면 가만히나 있으라며 엄마때문에 시끄러워 애가 잠을 못잔다고 집에 가라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이젠 오지말라고...큰소리를 치더랍니다. 그말에 엄마는 너무 속이 상해 그냥 집에 오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며칠 전화도 안받으시고 밖으로 돌아다니셨다고...제가 오늘 전화했을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받으셨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자꾸 캐물었더니 목이 메여서 말씀도 잘 못하시더라구요. 이제껏 많이 당하시긴 했지만 이번엔 상처를 크게 받으신것 같더군요. 그래도 엄마는 결국 아들,며느리편을 들더라구요. 괜한 말을 해서 그렇게 됐다고 그러시는데 막 욕이 나오데요. 이젠 오빠고 뭐고 다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면서...그래서 결국 오빠한테 악담까지 하게 된거죠.
나도 잘한 일은 아니지만 자식으로서 낳아준 부모 가슴에 대못을 치는 오빠를 보니 너무 기가 막히데요. 이젠 오빠가 마음을 곱게 쓰지않는한 상대 안하기로 했어요. 그런 오빠는 없다고 생각하는게 훨씬 편할것 같아서...너무 속단하는것 같지만 지금 심정은 밉고 원망스럽네요.
어쨌거나 너무 흥분해서 두서없이 글을 올렸는데 속은 좀 후련해지는것 같네요. 이곳을 알아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