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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BY 삽겹살 2001-08-10

몇일전에 휴가를 시댁으로 갔었습니다.
무척이나 더웠지여.
즐거운 맘으로 룰룰랄라....
마침 그곳엔 웃형님 식구들도 휴가를 시댁으로 왔더군여.
잘 보냈읍니다.
그놈의 돼지고기 삼겹살만 아니었다면....
그 다음날 저녁식사로 돼지고기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쌈장을 만들고 야채를 씻고..
마당에 돗자리를 두어개 깔고 상을 폈습니다.
온가족이 마당으로 나왔고
형님 내외분이 불판에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난 가만 있기가 미안해서리 "형님 제가 구울께여" 했지여.
형님은 "동서부터 많이 먹어. 나중에 먹으면 되지"하네여.
그래서 그냥 앉아서 먹었지여.
형님 내외분은 자기들끼리 웃으면 얘기 하면서 땀을 흘리며
고기를 구웠습니다.
차라리 내가 하는것이 맘이 편치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 마음을 걍 무시해 버렸읍니다.
문제는 우리 시어머니...
안스럽다는듯이 고기 굽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자꾸 저에게 눈치를 주십니다.
더운데 먹지도 못하고 고기굽는 당신 아들이 안되 보였나봐여.
고기 한쌈 먹을때마다 곁눈질로 저를 힐끔힐끔 하십니다.
확 짜증이 나는데 참았습니다.
휴대용 가스렌지가 하나인지라 나혼자 더 고기를 구울수도 없구.
어머님은 계속 눈치 주시구.
형님 내외분은 괜찮다 하시며 자리를 내주지 않으시구..
한참 있다가 교대를 했지여.
형님 내외분도 맛있게 먹더군여.
근데여...
돼지고기가 뱃속에서 춤을 추네여.
체한것 같더라구여.
이틀을 고생을 했지여.
아무것두 먹을수가 없더라구여.
바늘로 따두 안되구. 약을 먹어두 속이 안내려가구
별것두 아닌일에 맘 상하구.
공연히 속상하구 눈물이 날려구 하네여.
괜히 시댁으로 휴가를 갔지 싶네여
그돈으로 차라리 집에서 편히 집에서 영계백숙이나 해먹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