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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지도 기대하지도.....


BY 수아 맘 2001-08-10

결혼 5년차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네살배기 딸하나에
2살배기 아들녀석 그리고 비위만 맞춰주면 아무일 없다가
수틀리면 꽤나 속썩이는 서른두살먹은 동갑내기 남편을 둔
평범한 아줌맙니다

이코너가 실컷 욕먹기도 때론 같이 마음 아퍼하기도
또 따끔한 충고가 있어 다른덴 못들러도 여기만은 꼭옵니다

울 남편하고 나는 궁합상에 금다섯과 금넷이 만난격이라
(여기서 금넷은 저구요 금다섯은 울 남편임다)
얼핏 "금"이란 말에 뭣인지 모르지만 좋은것(?)아닌가 하고
막연히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용호상박"이란 말 들어보셨지요 딱 그런 격입니다

그래서 신혼초 우리부부 참 무섭게 싸웠습니다
제 성질도 참 왠만합니다만 울 남편은 저보다 쫌 센편이거든요

전 화가 나면 얼굴에 `나 화났음' 푯말을 감출수가 없었구요
말로 막 풀어야지 풀리는데
울남편은 푸는 방법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처음엔 좀 참는가 싶더니 버럭 소리를 질러 입을 틀어 막고는
그대로 쌩 나갔다가 술 진탕먹고 들어와서는 자기 분에 못이겨
옷을 찢고 전화기 집어던지고 벽에 머리박고 주먹으로 가슴치고
심지어는 배란다에서 뛰어내리겠다는 반협박 자살소동에
결혼한지 3개월만에 안방창문 갈아 끼웠습니다

전요 성질은 있어도 모질지가 못하거든요
내가 막 화내면 울남편은 나 달래고 그러다가 못 이기는척
풀어볼 생각이였는데 일이 참 이상하게 꼬이더라 이겁니다

그래서 결혼 1년만에 깨달았죠
둘중 하나가 참지 않으면 않된다고요
그리고 그 참는자가 바로 나여야만 한다는 걸요

그러나 일은 참 묘하게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2년전 친정엄마가 아프신 관계로 시골에 내려와 있을적에
울남편 처남하고 무슨 수틀린일이 있었던지 맥없는 나한테
욕을 퍼붓는데 그걸 울 엄마가 들어버렸지 뭡니까

그통에 우리들의 엽기적인 결혼생활을 알게 되셨지요

울신랑 바로 내려와 우리 부모님한테 호되게 야단맞고
다시는 그런 몹쓸행동 않겠노란 각서까지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지금도 모르시지만 그렇게 올라간 울 서방님
나랑 이혼한다고 짐챙기고 자기 집으로 갔더랬습니다

그런일이 있은후 친정일에는 소홀해지기 시작하는데
너무한거 아니냐 하면 그때 일을 주워담습니다
정이 떨어졌다나요
그래서 친정일은 나몰라라해도 탓하지 말라는 겁니다
어쩌다 내 동생들한테 용돈이라도 줄라치면
얼마나 생색은 내는지

어제 울아버지 허리디스크로 신경이 눌러 두달째 걸음을
못걷고 계셨는데 휴가차 내려온 언니네를 따라 올라가셔서는
갑자기 수술을 하신다고 했습니다
뭐 이런 일도 솔직히 남편한테 말하고 싶진 않았지만 또 몰라서는
않될것 같아 꺼냈더니 대뜸한다는말이 참 말이 않나오데요
"돈또 얼마씩 걷겠네" 내 ~ 참

참으로 성실한 남편 하지만 너무도 속좁은 남편
그러나 참아야 하는 나

많지도 않는 월급쟁이지만 시동생 대학등록금 대줘
어머니 생활비 대줘
부모공양하는것 동생 공부시키는것 당연히 해야할 일임에도
왜 시댁쪽은 당연한거고 친정은 용돈몇푼에 눈치를 봐야 하는건지

참 서럽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