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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뭐길래...


BY 딸기맘 2001-08-10



어제 친하게 지내는 엄마로부터
임신소식을 전해 들었답니다.

초3, 초1 두 딸을 둔 엄마이죠.

우리는 같은 입장(나도 딸 2)으로 그래도 아들 둘
보다는 딸둘이 낳다고 서로 자위하며
웃고는 했는데...

그 엄마는 장남이라 아들낳아야한다는
생각에 적잖아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계획된 임신은 아니지만, 병원에
수술을 하러 갔다가 의사선생님왈
이왕 수술할것 좀더 생각하고 수술
하라고 하길래 또 미련못버리고
왔답니다.
그러면서 검사하고 아들 아니면
수술하겠다고...
그런말 하는 그 엄마의 눈에는
눈물이 살짝 내 비치었습니다.

입덧도 시작되고, 밥도 못해 외식으로
식사해결하고, 그러자니 남편이
늙어서 주책이라는 말까지도 했답니다.

휴가때 시댁에 갔어도 시누이, 아랫동서는
임신했다는 이유로 꼼짝도 않고 있고,
이 엄마만 말도 못하고(낳을지 안낳을지 결정을
하지 못했으니까) 하루 세끼 챙기느라
힘들었다고 합니다.
당당하게 임신했다고 말하고,
축복받고 싶은데,그렇지 못한 자신의 처지가
또 서러웠겠죠.

이런저런 그동안 겪었던 서러움(?)
그동안 마음고생한것, 이왕 임신된것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조그만 희망(?)

이게 한국의 현실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엄마에게 행운이 있어, 제발
아들이기를 소망하면서..
같은 입장으로서 씁쓸함을 감추기는
힘드네요.

그래도 다행인것은(불행인지도 모르지만)
그 엄마의 소식을 듣고도
내 마음의 갈등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작년에 마음을 접었거든요.
딸둘 잘 키우는 것으로 ...
그래서 그런지 별 미련은 없습니다.

자식은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그런것에 아들, 딸 구분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