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69

집안일은 여자 몫인가요?


BY 속상한 이 2001-08-10

저는 년연생 남자아이(다섯살 네살) 둘을 기르는 주부랍니다.
결혼 전에는 집안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해도 해도 끝도없고 그렇다고 하루라도 안 하면 태나는 게 집안일 인듯 싶습니다.
아이들 키우느라 하루종일 집안에서만 엎치락 뒤치락하다보면 하루가 가고 몸은 몸대로 피곤하지요.
차라리 밖에 나가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한두번이 아니죠.

저의 남편은 정말 손가락 까딱안하고 자라서 힘든걸 잘 모릅니다.저는 집에 있으면 모든게 일이잖아요.하다못해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이부자리 개는것부터 시작해서 ........결혼하고 처음엔 아침에 일어나면 이부자리는 개달라고 부탁했었죠. 근데 말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쏙 빠져나가요.시키는것도 하루이틀이죠.말하느니 내가 하고 말지 하고 포기가 되드라구요.

저의 남편은 시댁에 가면 몸이 훨훨 날아요.이일 저일 혼자 다 하느라구요. 집에서는 잠만자고 틈만나면 컴퓨터 앞에서 시간 다 보내는 사람이 자기집에 가면 엄마 힘들까 봐 몸 바쳐서 충성한답니다.
이러니 제가 집안일 안 도와준다고 불만이라도 할라치면 저의 시어머니에겐 먹히질 않죠. 시어머니는 한 수 더 떠서 남자가 집에서 할일이 뭐가 있느냐며 바깥일 하는 사람은 집이 휴식처라며 집에 오면 쉬게 해야 한다고 하시죠. 뭐 제가 매일 시켜먹는것도 아니고 조금씩만 서로 도와주면 얼마나 힘이 덜 들고 고맙겠어요?
사실 저의 시아버님은 얼마나 자상하신지 슬금슬금 다니시면서 집안일 얼마나 많이 도와주신다구요..쓰레기도 치워주시고 가끔은 설겆이도 하시고 밥도 지으시고...

시댁에 가면 화나는게 또 있죠. 식구는 대식구인데 누구하나 부엌일은 도와주는 사람이 없죠.제가 큰며느리인데요. 시집안간 시누이도 셋이나 있는데도 다들 남의 일보듯하죠.밥상 다 차려서 먹으라고 해야 와서 먹구서는 덩그러니 남는 건 빈 그릇들 뿐이죠. 혼자서 기껏 준비해서 또 혼자서 그 많은 그릇들 설겆이 하려면 눈물 나더군요.결혼해서 처음 몇 해는 그랬었어요.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시어머님이 누구가 설겆이하라고 시키면 하는 정도) 밥 준비하는 건 아직도 혼자해요.그러니 누가 시댁가고 싶겠어요.
저의 친정집은 오히려 시누이들이 부엌일 다 하고 올케들은 뒷수발들어주는 정도 인데 .....그러니 저는 친정가나 시댁가나 부엌데기 해야하죠..

요즘엔 정말 짜증나고 사는게 재미없어요.저의 이 울적한 마음 좀 달래주세요. 그리고 집안일 안 하는 우리 남편 일 시킬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