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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땜에 너무 속상하다.


BY 속상해 2001-08-12

어려서부터 울엄마 하고 나는 뭔가가 않맞아도 너무 않맞았다.
잔정도 없고, 지나치리만큼 부모자식간에도 따지는 것도 많고...
그러다 보니 정이 않붙는다.
그래도 결혼이란걸 하니 엄마를 조금을 이해하려고 하는데
울 엄마가 시시때때로 날 너무 힘들게 한다.

울 신랑이랑 나랑을 주말 부부다.
갑자기 떨어져 살려니, 마음이 허하고, 먹는것도 잘 챙겨지지가
않고, 한창 더울때 신랑이 없으니 에어콘도 않키고 그냥 있다가
어느날인가는 더위를 먹었는지 몇일 고생을 했다.

나 같으면 가까이 사는 딸이 이런형편이면 여러가지로 마음이
쓰일텐데, 울 엄마는 절대 아니다.

어제 울엄마가 전화를 했는데, 조금 늦게 울 신랑이 받았다.
마침 내가 양치질을 하고 있어 조금 늦게 받았는데
울 엄마왈 "야 니들끼리 뭐 맛있는거 해먹느나 전화도
늦게 받냐~"
갑자기 열이 팍 치??았다. 그 비꼬는듯한 억양....
"엄마! 엄마는 맨날 뭐 맛있는것만 해먹고 살아....
양치질 했어 왜.."

울 엄마는 또 전화도 자주 하는 편인데 어쩌다 집에 없으면
"야 니들끼리 어디 좋은데 가느라고 전화도 않받냐???"
이런식이다.
마치 자기만 떼 놓고 어딜 니네 끼리 다니냔식으로....
게다가 이런것 때문에 가끔 삐지기도 한다.
처음엔 그냥 그렇다가 나중에도 신랑보기도 민망하고... 미안하다.

몇년전에 우리 신랑이 나중에 나이 더드시면 저희가 모시겠다고
했는데 울 엄마왈 "왜 내가 사위 눈치보면서 사냐고 싫다고"
단칼에 거절하던 우리 엄마..
얼마전에 전화해서 돈없서서 못살겠다는 한탄까지 해대는데
정말 미치겠다.

평소에 울엄마는 사소한것까지, 하다못해 주방용품사는것, 자기
옷사는것 기타등등, 전화해서 자기 이야기만 하는편인데
그거 들어주는 것도 미칠 노릇인데 이제 돈 없다고 까지 하니....

그러기에 예전부터 미리미리 재테크라는 걸 하라고 해도
아버지나 엄마는 남의 말은 또 듣는 성격이 아니라
야곰야곰 있는것 빼 먹고 있는 실정이고....그 답답함....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예전에 내가 아플때, 적금타면 갚을테니 돈 조금 빌려달라는걸
내가 돈이 어디있냐며 거절하던 우리 엄마...
같이 마트엘 가도 니껀 니가 사고 내껀 내가 산다는 식의
우리 엄마...
어렸을때 용돈이 부족해 미리 타가면 담달에 꼭 그걸 제하고
주면서 부모자식간일수록 돈거래는 분명해야 한다던 우리 엄마...
내가 어려울적엔 단한번도 따뜻하게 위로의 말이나 격려를
해준적이 없는 우리 엄마....
내가 하도 답답해 신세 한탄이라도 좀 할라치면
나는 잘 모르겠다... 똑똑한 니들이 잘 알아서 해라...라면
슬그머니 빠지시는 우리 엄마....


남들에게는 어찌 그리 잘하는지...

한동안 잘 참고 있던게, 어제 엄마의 전화로 폭발할것만 같아
그냥 답답해서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