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시어머니와 좋지 않았다.
늘 그 모양이다.
지나면서 한 말에 몇 일을 곰곰히 생각해 보고서
그건 날 무시해서 나온 말이다
시어른께 이럴 수 있느냐.
진정시켜 드릴려고 가서 빌면
용서해 주면서 아들 모르게 하라고 당부하고
몇일 지나면 미안하다고 나에게 사과하고
그럼 아무 일 없는 듯이 또
웃으면서 지내고
그러다가 다시 반복.
자기 기분에 따라 난 가서 또 빌고.
나중엔 나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일로 열 받아서 그랬다고...
10년 동안 늘 그랬다.
그런데 이 번엔 잘잘못을 따졌더니
시어머니는 당황하면서 금방 미안하다고 하더니 다음날
시아버지가 내게 살짝와서 네가 가서 빌어 주면 만사가 편하겠다고
집에선 얼마나 신경질을 부렸으면...
그래서 가서 빌긴 빌었는데 안 웃었다고
자기 비유 안 맞췄다고 또 난리.
그런데 그 시아버님 나에게 이러신다.
아마도 시어머께 한 소리 듣고 오신 모양
내년에 아파트 입주하는데
너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 부부 거기로 들어간다고.
그리고 기도 열심히 안하면
남편 사업 잘못 되면 나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집으로 가신 다음
베란다에서 한참 웃었다.
중도금을 한 번 대주길 했나.어떻게 그런 말을 하지?
사업이야 남편이 하는 거지. 그리고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고
그런거지 그게 왜 내 탓이야?
예전에 보일러 파이프 터졌을 때도 기도 안해서 그렇다고 내 탓을
하더니 정말 웃긴다.
잘 될 때는 시부모님이 열심해서 그렇다고 하더니.
하지만 멍청한 신랑
이런 일 별로 모른다. 알아도 내 편 아니라서 얘기 안 한다.
그런데 갈수록 시부모님이 어른으로 안 보인다.
난 큰 며느리라서 언젠가 모셔야 할텐데 남편이고 시부보님이고
다 우습게만 보이고 점 점 할 말도 없어지고 웃음도 없어지고
자꾸 무관심해져 간다.
그래야 우리 집은 조용하다.잘 하지도 그렇다고 못 하지도 않는
평행선 같은 생활.
내가 아이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살았을까?
난 30대 중반인데 남편과도 부부가 아닌지 오래 되었고
그렇다고 애들도 있는데 딱히 헤어질 명분도 분명하지 않고
이런 사는 며느리에게 딸처럼 하라고 늘 성화니....
정말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