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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며느리


BY 밴댕이 2001-08-13

울 실랑하구 대판 싸웠다.
울 실랑 5형제의 맏이이다 난 그의 마눌이니 , 맏며늘이다
토요일날 혼자 시댁에 갔다. 동창회갈겸해서 혼자 갔다왔다.
마음 한편으로는 방학이라서 손주들도 보여줄겸 애들하구
같이 가고 싶었다. 허나 또 다른 나의 마음 한편은 왠지 가기 싫다.
몸 불편한 시할머니, 시부모가 다 부담스럽다.
시댁만 생각하면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다.
첨부터 그런건 아니다. 한 10년은 아무 말하지 않고 참으면서 , 겉으로 보이기는 참 잘하는 며늘이었다.
한번 시아버지와 시동생일로 그야말로 한바탕하고 부터 멀어졌다.
난 그이후 명절과 생신과 큰일에만 참석하고 그외는 가지않았다.
전화도 그전에는 안부전화도 할말도 없으면서 했다. 이제는 나도 안하고 시부모도 하지않는다. 한동안 우울증에 걸렸었다.
이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는다. 그래서 취미로 서예를 한다.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틈틈히 등산도 하고......
그런데 시댁에 잘하는 남편이 시골서 돌아와서는 하는말, 앞으로 한달에 한번 무조건 우리집에 갈겄이다.하며 성질을 낸다.
자기집 자기가 간다는데 난 말리지 않는다.
대신 난 기본적인것 이외에는 나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더 큰소리쳤다.
기본적인것(명절, 생신 , 결혼)
내 마음이 이렇게 밴댕이라는건 나도 안다. 실랑이 여기에 한술 더 뜨는소리 "한번 전화해서 시보모님 올라오시라 소리 한번했냐?"하며
난리쳤다.
난 솔직히 만해서 올라오시는거 부담스럽다.
시아버지 우리 집사서 오셨을때 얼마나 잔소리를 하던지
밥상앞에서 우리실랑 밥그릇보구 "무슨놈의 밥을 그것밖에 안펐냐?"
울 딸 책꽂이의 책중에 <예수님이 들려주는 99가지 이야기>를 보고는
"쓸데없는 예수쟁이 책을 왜 사줬냐?"
나도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성경책도 읽었다.
정말로 이웃과도 사이좋게 잘지내는 내성격인데, 왠지 시댁만큼만은 밴댕이 속알머리인지 나도 모르겠다.
한번 있었던 일은 서로 사과했어도 앙금으로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나만 그런가?
우리 시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바리바리 싸온 '꿀단지" "옥수수' '참기름'를 보면서 내가 더 밉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전화를 하고 싶지만, 가슴한켠에서 나도 모르는
커다른것이 가로막는다.
어떻하나?
정말 지난일을 다 용서하고 싶다.
잊고 싶다.
그런데 그게 생각같이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