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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별거중... 저 잘하고 있나요?


BY 나는 바보 2001-08-14

남편의 외도...
전 잃은것도 얻은것도 많습니다.
우선 남편을 잃었죠.
또 착한 며느리 좋은 엄마 현명한 아내라며 난 행복한 여자라는 생각으로 살았던 6년이란 세월을 잃었읍니다.
별거 하기로 했죠
이미 4월부터 2달간 별거를 했었지만 시부모님의 성화에 할수 없이 다시 합쳐서 한 보름정도 같이 지내 봤는데 결국은 안되겠는지 침도 바르지 않은 입으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에게 내가 왜 고통을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자기 마지막 양심이라고 너에게 너무 미안해 널 볼 면목이 없다고
떨어져 지내자고... 그치만 난 압니다.. 이 시간에도 그년과 여관이나 호텔바닥에서 뒹굴거라는거. 떨어져 지내자는거 그년과 편하게 만나려는 핑계라는거..
그런데 웃기죠.
예전 같으면 우리가 왜 떨어져 있어야 하냐고 매달렸을 나인데..
두달동안의 별거 기간동안 두 년놈들 하는 짓거리 안봐서 너무 편하고 좋았었는지 그런말 듣고도 아무 감정이 안들더군요.
떨어져 지내다 정말 서로가 필요하다고 느껴질때 그땐 서로에게 잘 해주자고 둘이 합의하에 다시 별거를 하기로 했습니다.
서로 이혼한듯이 살자고.. 전 이혼 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누구 좋으라고..
그놈 워낙 빚이 많은 놈이라 내가 호구지책으로 집을 내 명의로 달라고 했었는데 그놈 아무생각없이 가지라고 했었거든요.
아참 별거하는 조건으로 카드 다 뺏고 최소 생활비외에는 제 통장으로 부쳐주기로 했습니다.
그년과 지랄을 하든 말든 더 이상의 빚만드는건 죽어도 못보겠더군요.
돈 없으면 둘이 참 재밌을겁니다.
그 집 몇일전 팔았습니다.
그리고 이사 갑니다. 지금 사는것보다 2배나 큰 집에 월세로..경기도이긴 하지만(서울보다 무지 쌉니다.서울에서 한시간거리..그정도면 왔다갔다 해도 지장없을거 같아요.)
모두들 그럽니다.
빚먼저 갚으라고..
그치만 빚 안갚을겁니다...
지가 부쳐 주는 돈 한도내에서만 갚을겁니다.
그 돈으로 월세내고 이자 갚고 원금 갚고..10년이 걸리든 100년이 걸리든 그렇게 할겁니다.
10년 걸려 갚을거 2년동안 그년과 썼다고 생각하면 그놈도 땅을 칠날이 오겠죠?
집 판돈으로 다시 집 살겁니다. 이번엔 내 이름으로.. (요즘 전세끼고 집 사기 쉽습니다.)
더 작은집에 살더라도 돈 생기면 무조건 빚 먼저 갚고 남편이 돌아올날만 기다려야 하나요?
안 그러기로 했습니다.
오든지 말든지 난 내꺼 챙길랍니다.
너무나 착하게 주기만 하고 살았던 바보같이 살았던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폼나게 살랍니다.
남은 돈으로 빚 갚아주면 또 그 짓 할지 누가 압니까.
이젠 너무 아끼면서 살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잃은것도 많지만 얻은것도 너무 많습니다.
2년동안 너무 힘들었지만 포기하는법을 배웠고
아이들의 소중함을 알았고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거라는걸 알았습니다.
제일 큰 소득은 잊었던 내 모습을 찾았다는 겁니다.
얽매이지 않고 당당했던 결혼전의 내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