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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


BY 찰리 2001-08-14

어제 새벽 4시 반이나 되었을까 택시비가 모자른다고 남편이 전화를 했습니다. 돈을 들고 나가 데리고 들어왔지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 필름이 끊겼다고 하더군요. 술마시는 자리에 가는 걸 아침부터 알았던 터라 늦게 온 것도 아무 말 안 하고 재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갔는데 왠일로 와이셔츠를 세탁기에 넣어두었더군요. 꺼내서 봤지요...

장난이 아니더군요. 군데군데 루즈 스친 자국에 가슴팍에는 온통 파운데이션에... 도대체 뭘하고 놀았는지 목깃에도 파운데이션 자국이 묻어있었습니다...

셔츠에 여자화장품 묻어있네.... 바보같죠,저? 그냥 그렇게 얘기하고 아들이랑 빠이빠이하고 출근시켰습니다...

출근하고 전화한다길래...

제가 전화를 했죠. 알아보고 전화준다더군요....

전화가 왔습니다. 노래방에 갔는데 아가씨를 불렀다고 하더라구...

아마도 춤을 춘 것 같다고...

너무 화가 나서 너희들 다 개자식이라고 소리질렀습니다...


어디서 그런 여자들과 춤추고 더듬고 놀던 더러운 손으로 내 자식을 껴안고 나에게 뽀뽀하고....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믿으라고 하더군요...

뭘 믿어야 하죠? 그냥 춤만 추었다고? 잠은 같이 안 잤다고?

다들 그런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그래, 너도 사회에서 왕따 안 당할라면 같이 여자 껴안고 춤추고 부비고 주무르고 놀아라?

서른 해동안 살면서 이렇게 사람에게 실망하고 부끄러운 적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저녁에 퇴근하면 어떻게 얘기를 하고 얼굴을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제 29개월, 5개월 된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아빠라는 사람이 그런 추저분한 짓을 하고 다닐 수 있는지...

너무 화가 나서 벌써 취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