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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잔치는 어떻게 하는거에요?


BY 막내며느리 2001-08-18

여러분들은 칠순잔치 어떻게 하세요? 경험하신 분 있으시나요?

얼마전에 홀시어머니 칠순이 있었답니다.
시댁은 2남3녀인데 울 남편은 막내에요. 지금은 아이때문에 시어머니
와 같이 살아요.

칠순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형님으로 부터 아무 연락이 없으셔서
제가 전화를 드려 칠순이 담달인데 어떻게 하죠? 하고 물었더니
"부페 예약했다"하시더군요.
어머니 옷은 어떻하냐고 여쭈었더니 한복이 두개나 있는데 뭘
하냐고 하시더군요..
저희나 형님도 형편이 좋지 않으시니 이해했어요.

칠순은 딸들이 하는거라는 말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들이 딸랑
둘인데 서로 의논도 하고 상의도 하면서 치루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던차에 좀 서운했어요.

남편한테 칠순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딸들은 놔두고 아들들이
칠순을 하기로했다고 형수랑 통화를 했대요..

그런가보다했습니다.

칠순하는 날이 되었어요.

밴드도 부르지 않고 사진찍는 사람도 없이 아주버님께서 떡~하니
축의금받는 자리에 앉아계셨어요.

칠순은 대체로 축의금을 받지않는다고 들었기에 좀 민망했습니다.
아무리 받더라도 장남이 앉아있기에는 좀 그렇다 싶었어요.

그리고 칠순하면 자식들이 술 따르고 절하고 그러잖아요..
큰아버님이 그렇게 하는거라고 시켜도 아주버님은 싫다고 하시네요.
울 아주버님은 명절에도 세배안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하긴 시아버지 산소에 가셔도 절 안하시대요.. 교회를 다니는것도
아닌데..

놀러온 손님들이 무슨 칠순이 이러냐고 하네요.
밴드도 없고 가족사진도 안찍고..

암튼 그러저러 끝났어요.
음식비를 계산하니 100만원이 나왔어요.
저희는 형님이랑 반반으로 생각하고 50만원, 울 친정아버지 10만원
이렇게 60만원을 냈습니다.
그리고 큰누나 20만원. 둘째누나 10만원, 세째누나 30만원...

놀라셨죠? 울 시댁이나 형제들이 모두 형편이 그렇답니다.
그나마 세째누나는 세째매형 친구들이 낸 축의금을 도로 가져가서
안낸거나 마찬가지에요.

울 남편말로는 300만원이상 돈이 들어왔대요.

시어머니께서 형님한테 '나 약값하게 돈 좀 달라'했더니
10만원 주셨답니다.

그리고 나서 여태 몇주 지났지만 이러저러 말이 없어요.
시어머니께 돈을 좀 드리지도 않았고 우리한테 얼마가 들어오고
얼마가 나갔다 이런말도 없고....
시어머니는 남은 돈으로 형 빚갚겠지.. 하시는데
전 당연히 남은돈 어머니 드려야하는거 아닌가 싶거든요.
제 좁은 소견으로는 형님이랑 아주버님이 돈 벌려고 칠순한게
아닌가 싶네요. 어떻게 장남이 칠순치르면서 돈 10원한장 안내고
그럴수 있는지..

저희도 형편이 안좋아요.
남편이 결혼 6개월만에 실직되어서 3년동안 공부하다가 취업한지
이제 겨우 3개월되었거든요.

애키우랴 시어머니 모시랴 남편 공부 뒷바라지 하랴.. 저희집에
돈이 있겠어요? 그나마 마이너스 통장으로 돈 낸건데..

울 형님내외분 우리 아기 돌때도 얼굴도 안 내비치시고
내 동생 결혼때도 모른척 하셨어요.
친정엄마는 시어머니 칠순이라니까 당신 몸이 안좋아서 참석
못하니 돈이내도 내라고 10만원 주셨는데.. 좀 기분이 안좋네요.

울 시어머니 큰 아들이랑 같이 살때 큰 며느리의 온갖 구박과
큰 아들의 횡포에 몸을 떨었고, 추운 시골집에서 눈만 내놓고
이불 뒤집어 쓰고 지내시다 내가 처녀적 번돈으로 전세살고 있는
아파트에(시댁이 돈이 없어 제 돈으로 다 했거든요..) 들어와
따뜻하고 시원하게 살고 계시면서도

결국 칠순때 시골에서 두번 밥상(반찬 3-4가지, 밥 먹은 사람 7명)
차린 형님 고생했다는 말만 되풀이 하시네요.
설겆이, 잡일 제가 다했건만...

저도 그 돈낼려면 애떼놓고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돈내는것은 밥상차리는것보다 쉬운줄 아시나 봐요.

나 시집와서 남들처럼 혼수도 장만 못해봤어요.
남편이 돈이 없어 제가 가진돈으로 신혼집을 마련했기때문이죠.

그러고 남편의 실직으로 3년동안 애키우며 남편뒷바라지하며
시어머니랑 살았지만 고생했다는 말 못들어봤어요.

어제는 남편이 수박타령을 하길래 이사해야하는데 전세도 안나오고
돈있으면 집이나 샀으면 좋겠다고, 돈도 없는데 무슨 수박이냐고
단돈 만원이라도 아껴살자.. 했더니
나 없을때 시어머니가 울 남편 돈 잘 못벌어서 며느리한테
구박받는다고 아들 불쌍하다 했다네요.

아주버님이 돈을 잘 못벌어서 큰 며느리 고생한다는 말은
되뇌이면서 직장다니는 며느리는 돈을 벌어오니 힘들지도
않나봐요.

울 아들 키워주신건 고맙지만 고마운 맘도 사라졌어요.

그래서 아이를 놀이방에 맡길려고 생각해요.
종일반으로

시어머니는 그렇게 좋아진 큰아들이랑 큰며느리랑 살도록
배려해 드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