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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못다부를 그노래 칠순이 훌쩍 넘은 어머니의 젖을 보며


BY 40앞둔 사내 2001-08-23

여름휴가라 고향에 가서
나이 40을 앞두고 엄마의
젖가슴을 봤어요.

엄마의 가슴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말라 있는걸 보니..
그게 그 풍성함이 다 내게로 온걸
늦게 이제야 알았어요.
내게 다 빼 주시고
당신은 말라 쭈그렁탱이가 되신거져.

엄마의 젖가슴은
지혜의 샘이었고
지식의 바다였고
맑은 샘의 원천 이었어요

강남역 늘씬한 여자들의
가슴에선 욕정이 섹시함이 느껴지는데..
엄마의 가슴에선 죄스러움과 세월의 무상함...

네살에 빨던 엄마 젖은 38에 다시보니,
난 그동안 엄마의
젖을 빨고 살아 이렇게 컸구나...
엄만 내게 젖과 지혜와
쌀과 세상를 주셨구나
깊이 새겨집니다.

엄마가 귀가 어둔것은
내게 맑고 고운 소리를 들으라고 귀를 주신거고
엄마가 눈이 어둔것은
내게 밝은 세상 보라고 눈을 주신거고
엄마 허리가 휜것은
내게 곧고 당당히 허리 펴고 살라고
당신의 등뼈를 주신거더군요

텅빈 시골집에 혼자 계신
엄마와 등목을 같이 하며...
철이든 40 성상의
나를 되돌아 봅니다.
다시 저 엄마의
젖가슴을 기름지게 할수 있다면..
다시 엄마의 반백을
검게 할 수 있다면...

그러나..
난 커가는 아기를 보면,,
내가슴의 정열과
나의 에너지와 내 머리의 검은 염료가
저아이에게 가고 있음을 알았어요
난 또다른 내가 나와 울 엄마의
지식과 지혜와 경험과 양분을 빼앗아 감을 알았어요

서울로 가마고 대문을 나서는데
아 ! 어머니 어머니...
깨끗이 다듬어 씻놓으신 파 몇단
손수 빻아서 그릇에 담아주시며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으라시는 텃밭 마늘..
이건 둘째형네..이건 누나네...이건 큰손주네.
바리 바리 담아 놓은신 그 정성 정성...

엄마는 한달만에 가도
일주일만에 가도 물으십니다.
아범아 쌀은 있냐??
저는 늘상 큰 감동 없이 답합니다.
네 있어요...
그러나 그걸 물으시는 엄마의 맘은 아직도 헤아리지
못한 불효자 였어요

아! 그러고 보니..
엄마는 나말고 5명의 자식에게
8명의 손자에게 젖을 주신거군요.
아니 전쟁중에 잃은 두명의 자식까지..
7명의 자식에게 젖을 물리시곤
이제 80을 바라보시는 나이에
자식말고 8명의 손자 손녀에게 다시 그
쭈그렁 바람빠진 젖을 물리시는군요.

난 하나의 내 자식에게 주는 젖도 힘든데...
엄마는 어떻게 주셨을까??
그래서 허리도 휘시고..
젖가슴도 바람빠진 풍선이 되셨구나..
나보다 10배 100배 힘드셨구나...
밀려오는 슬픔과 회한에
눈물이 납니다.

드시고 싶은거 사드린다고 해도
난 김치에 밥이 최고다 하시고...
겨우 겨우..동네 아줌마에게서 파마하게
30,000만 달라시는 울엄마...
난 겨우 30,000만원 짜리 싸구려 효도를 하고
서울로 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