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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결정을 했는데..


BY 넋두리 2001-08-23

친정집에 함께 산지... 42개월..
그러니까 아이의 낳고 산후조리때 부터 줄곧 있었다.
아까운 직장 계속 다니라고, 자식들을 위해서 희생으로만 살아오신 울엄마 손주까지 봐주신다.(많이 늙으셨져)
문제는 같이 살면 더 감사하고, 고맙고, 애틋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특별히 큰 문제가 되는건 없지만, 말없는 남편을 엄마는 답답해 하고(무시당한다고 생각하신다.), 예민하고 내성적인 남편은 많이 어렵고 힘들어 한다.

어제는 결정을 내렸다.
모두를 위해 내가 회사를 그만두기로..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니들만 나가서 살라신다.
아이는 두고... 너희들 맘대로는 안된다면서..
엄마의 아이에 대한 사랑은 정말이지 끔찍하시다.
남편의 아이 사랑도 그렇다. 힘들더라도 아이는 매일 봐야하는 사람이다. 우리만 나가 사느니 그냥 견딜 사람이다.

정말 어렵게 내린 결정인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앞으로 어떤 트러블이 생길지 걱정이다.
작은 것이 모여 큰 앙금이 될까 두렵다.
처음에는 세상에 둘도 없는 큰사위였는데...


답답한 맘에 괜한 넋두리를 했습니다.
아이를 맏길데가 없는 분들께는 행복한 비명으로 들릴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더 큰 어른과(친정이건 시댁이건) 함께 산다는 건 그리 쉬운일은 아닌것 같아요.

좋은하루 되시고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