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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간에 대한 짧은 생각


BY 터진 만두 2001-08-23

요즘 유난히 동서지간과 시어머니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오네요.

열심히 눈팅만 하다가 문득 하고픈 말이 생깁니다.

저희 신랑 네는 아들 셋, 딸 둘

저희 신랑은 막내 아들이지요.

동갑인 저희가 21살 때 결혼해서 근 10여년을 저혼자 며느리 노릇하고 살았지요.

저희 형님도 좀 별종이라

막내 아가씨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데

막내 아가씨 자주 전화해서

저희 형님의 경우없음을 항상 얘기해서

오히려 제가 형님에 대해 더 안 좋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어느 날인가는 제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저는 아가씨 말에 맞장구 치기도 힘들구요.

형님은 전화하면 제가 시댁에 관해 안 좋은 얘길 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나쁜 얘기일 수록 동서간이나 시누 올케간에는

한 번 접고 모른 체 하는 게 좋을 것 같애요.

남자들 입도 그다지 무겁지 않은 데 아주버님 귀에 들어가면

좋은 소리 안 나올 것이 빤하고요.

나쁜 얘기들은 그 뒤에 다른 덧칠이 잘 되는 것 같아요.


동서고 시누고

만나면 너무너무 반갑게 지내고

헤어지면 너무 너무 너무 반가운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동서에 관한 글을 읽다보면

시댁과 동서와의 갈등때문에

혼자 일 하시게 될 때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저도 저희 형님 시집와서 삼년 만에 명절 딱 한 번 왔드랬습니다.

그렇지만 혼자 일 하는 것 시댁 식구 그 누구도 신경 안 쓰더군요.

그래서 마지막 설엔 아주버님한테 전화해서 파출부 일당 타내서

사람 쓸려고 했지요.

마음만 먹고 있었는 데

마지막 설엔 왔더군요.

저희 신랑 그래요.

잘 해주면 사람이 언젠가는 변하지 않겠냐고요.


시댁 식구하고는 만날 땐 반갑게 지내고요.

헤어지면 내 새끼 내 신랑 죽어라 챙기며 잊고 살면 어떨까요.

저는 아직 까지 그러진 못해요.

워낙 맺힌 게 많아서

10년 시집살이하다 분가해서

2년 째

처음엔 시댁 얘기만 나와도 눈물이 주를르르

하지만 이젠 점점 잊혀지더이다.


김소월의

오늘도 내일도
아니 잊고


먼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