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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전엔 그랬답니다.


BY moony 2001-08-25

님 상황이 아련하게 가슴 아프게 하네요.
저도 예전엔 신랑 올 때까지 가슴 졸이고 핸폰 치구, 핸폰 연락 안되면 가슴 졸이느라 못자구,,,,,,

어느 순간이던가 기억은 안 나지만 잠 안자고 신랑 기다리는 그 버릇 싹 없어지더군요.
지금은 결혼 11년차입니다.
예전엔 술만 먹고 오면 무지 싸우고 그랬는 데

어느 날인가서부터는 술먹고 들어와도 별로 화 안나데요.
그리고 같이 일하고 사업하는 사람들하고 먹을 땐 이해도 되고요.
술자리가 주는 이점도 많으니까요.

지금은 신랑이 예전처럼 술 많이 먹지도 않고요.
술 먹는 문제로 싸우는 일도 별로 많진 않아요.
예전엔 술먹은 신랑한테
현관문 걸어 잠그고 "니네 집 가서 자!!! "
했다가 -그 때 우리 집 시댁에서 500미터 거리

우리 신랑 현관 유리를 향해 멋있게 주먹을 날려
지금 팔뚝에 왕지네 화석하나 만들어 놓았지요.

그 때 새벽 추운 응급실에서
울 신랑 술 취해 비몽사몽간에
마취주사도 못 맞고 -술먹어서 마취가 안됨- 꼬매고
꼬매다 실이 모잘라서 몇 군데는 스테플러로 찍었습니다.

저요.
임신 7개월에 울 신랑 손에
반지 낀 제 손 꼭 쥐어져서요.
-지금 생각하니 일부러 더 세게 쥔 게 아닐까합니다.-
저희 신랑 찡그린 얼굴보다
더 찡그리며

그 꼬매는 과정을 보았죠.

둘째 배고 하도 싸워선지
둘째 아이 성격이 무지 칼칼합니다.

살다보면 익숙해져 가는 거겠죠.
지금은 신랑이 술 먹고 온 다면

야호
인터넷 신나게 하고 밥 안차리니

룰루 랄라

오히려 님 모습이 더 사랑스럽고.
그리워 지네요.

저 왜이렇게 변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