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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삶, 답답한 현실...


BY 홍시 2001-08-26

하루 빨리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휴~~!
경제적인 궁핍이 말이 아니다. 매달 적자이니......
남편은 요즘 술만 마시면 이혼하자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남편의 가장 큰 불만은 내가 살려고
노력을 안하는것 같단다. 경제적으로 힘든데 왜 같이 벌려고
하지 않고 집에 먹고 노느냐는 것이다. 휴~~!
나도 직장을 구하고 싶지만 솔직히 쉽지가 않다.
일년넘게 집에서 살림만 하다보니 자신감도 많이 상실하고,
고졸에 자격증(컴퓨터 관련...)도 하나 없고, 주부라는 사실이
항상 걸림돌이 되곤한다. 결혼생활한지 삼년이 좀 지났고,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 가지는것도 미루고 있다.
그럼, 식당이나 공장에라도 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식당은 우선 쉬는날도 거의 없으면서 하루 열두시간
이상 근무해야 그런대로 벌이가 괜찮긴 하지만, 그렇게 일하면서 살림까지
병행하기가 자신이 없다. 신랑은 살림을 안도와주니까...
공장도 별반 다를것이 없다. 보통 이교대이고, 여긴 임금이 싼탓에
한달 일해봐야 사십만원도 안된다. 내가 속상한 것은 일자리를
못구하고,있다는 현실도 속상하지만, 내가 일자리를 구한다해도
살림살이 하나 도와주지 않고, 내가 직장다니며 집안살림도 다
척척 해내는 억척인 여자, 수퍼우먼이길 바라는 남편이 불만이다.
그렇다고, 살림살면서 일을 안해본건 아니다. 결혼초에는
직장에도 다녀었다. 살림도 하면서... 일하고 집에 들어와 저녁준비에
집안을 치우다보면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힘들다라는 한마디라도 할라치면 날아오는 비수같은말...
"니가 하는 일이 뭐가 힘들다고...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이면서 뭐가 힘들다고 하냐? 니가 한번 내일 해봐라.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가?.." 살면서 이런일 저런일 해봤지만, 자상하게
살림도와주고, 직장생활하랴 살림하랴 힘들지? 우리 조금만 고생하자.
이런 따스한말 들어본 기억이 없다. 어쩜 그래서 내가 지금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직장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휴~ 그러나, 현실이 현실인만큼
직장은 다시 알아볼것이다. 지금으로선 그래야 하니까.
내일은 월요일이니 생활정보지를 뒤져 한번 나가봐야 겠다.
휴~~~!! 정말 사는게 너무 힘들다.
오늘 남편이 들어와서 혹시라도 다시 헤어짐을 말할까봐 두렵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자기가 왜 일을 해야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남편......가슴이 모두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
정말 이혼만은 하고 싶지 않은데......
지금 기분도 엉망이고, 너무 슬프기만 하다.